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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기습서 수십명 살린 아랍인 '영웅'…이-팔 사이서 고통

베두인 택시기사에 하마스는 '배신자' 딱지…협박받아 일도 못 해 이스라엘 국적 아랍인들, 팔 친척 걱정했다가 학교·직장서 징계·기소도

하마스 기습서 수십명 살린 아랍인 '영웅'…이-팔 사이서 고통
베두인 택시기사에 하마스는 '배신자' 딱지…협박받아 일도 못 해
이스라엘 국적 아랍인들, 팔 친척 걱정했다가 학교·직장서 징계·기소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던 당시 축제장에서 수십명을 구해 피난시킨 베두인족 택시기사가 이스라엘 쪽에서는 '영웅'으로 대접받았지만, 팔레스타인 쪽에서는 '배신자' 취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택시기사처럼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아랍인들은 전쟁 후에 자신이 소속된 국가와 친족이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이에 끼여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베두인족 택시기사 유세프 알지아드나는 지난 10월 7일 새벽 하마스 공격을 받았던 노바 음악 축제장에서 자신의 14인승 택시승합차에 30명을 싣고 안전지대로 대피한 '영웅'이다.
전날 축제장에 내려줬던 손님이 새벽 6시 30분에 다급히 전화해 구조를 요청했을 때 그는 "나는 이스라엘 사람이고, 그들도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즉시 택시를 몰고 나갔다.


총알과 수류탄을 뚫고 현장에 도착해서는 차가 꽉 찰 정도로 젊은이들을 태웠고, 무장 괴한을 피해 정규 도로가 아닌 뒷길로 차를 몰았다.
다른 차들도 알지아드나의 택시를 따라 피란 행렬을 이뤘는데 그가 주변 지리를 잘 알았던 덕분에 모두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하마스가 1천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날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알지아드나를 '이스라엘의 영웅'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알지아드나는 나흘 뒤 협박을 받았다.
그에게 전화한 한 하마스 조직원은 "당신은 30명의 목숨을 구했다. 우리가 당신을 찾지 못할 것 같나"고 위협했다.
그는 "우리(이스라엘 내 아랍인)는 전쟁 중인 두 편의 사이에 갇혀 있다"며 "유대인들은 우리에게 '이것 봐, 그들은 하마스다'라고 말하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은 '이 협력자들을 봐, 이 유대인들아'라고 말한다"고 한탄했다.
그는 하마스 조직원의 전화를 받은 후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택시 일도 접은 상태다.

1949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이 될 땅에 남아있던 아랍인은 10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들 중 80%는 도망치거나 서안·가지지구 또는 해외로 쫓겨났고, 남아있던 15만6천여명만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었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유목인인 베두인 아랍인이 21만명, 팔레스타인계 아랍인이 210만명이 있는데, 이들은 인구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항상 '2등 국민'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이스라엘 내 아랍인과 유대인은 오래전부터 긴장 관계에 있었으나 전쟁 때문에 긴장 수준은 한층 높아졌다.
가자지구에서 폭격받는 있는 친구나 가족에 대해 연대의 목소리를 낸 팔레스타인계 수백명은 학교와 직장에서 징계를 받았다고 인권단체들과 변호사들은 전했다.
한 여성은 "신 외에는 승리자가 없다"는 무슬림 문구가 적힌 팔레스타인 국기 이모티콘을 SNS에 올렸다가 투옥됐다.
하마스 인질과 교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15명은 전쟁이 시작된 후 자신의 SNS에 게시물을 올렸던 여성들이었고, 이 가운데 한명은 공부하던 이스라엘 공과대학교에서 쫓겨났다.
경찰은 전쟁 초기 40일간 SNS 게시물 500개를 조사했으며, 이중 78건은 테러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택시기사 알지아드나의 형은 더 타임스에 "우리는 영웅이 되는 자격증을 원하지 않는다. 베두인은 군복을 입고 가자지구에서 싸우고 그들의 피는 이스라엘 국기에 있지만, 그들은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공유할 수 없다. 평등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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