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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지자 자취 감춘 4% 예금…투자자 눈 돌린 대체재

주요 은행에서 연 4%대 정기 예금 상품이 자취를 췄다. 시장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데다 지난해와 같은 ‘수신 경쟁’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효과를 본 모양새다.
은행권에서 4%대 예금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 시내 ATM 기기에 표시된 예금 출금 및 입·송금 화면. 뉴스1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년 만기 예금 중 가장 많은 이자를 주는 상품의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각 은행 모두 연 3.9%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다. 이 상품들의 지난달 초 금리는 모두 최대 연 4.05%였는데 3%대로 낮아졌다.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등 지방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의 일부 상품만이 은행권의 연 4%대 예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진 건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월 31일 연 4.153%까지 올랐던 은행채 1년물 (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29일 연 3.975%를 나타내며 3%대로 떨어진 이후 지난 8일에는 연 3.895%를 기록하는 등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예금 금리는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에 연동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은행에 수신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이 통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28일 불거진 소위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러면서 해당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지난해와 같은 수신 경쟁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말 금융시장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확대·고금리 특판예금 취급 등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0월 말 금융시장 소통‧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올해 4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며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재원 한국은행 은행리스크팀 과장은 이날 ‘예금취급기관의 예금 조달행태 변화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한 뒤 브리핑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권고하고 관리했던 금융당국의 노력은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예금 금리 하향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지난해와 같이 채권 시장이 얼어붙지 않는 한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라며 “수신 경쟁 자제를 요구하는 금융당국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금 금리가 주춤하자 투자자들은 대체재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예컨대 최근 한국거래소의 금 시장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KRX금시장에서의 총거래량은 1222.8㎏으로 전월 대비 2.2% 늘었다. 석 달 연속 증가세다. 국제 금값이 2000달러 선을 유지하는 등 고공행진을 기록한 영향이다.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에 금 현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시장의 불확실성에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예금 등 이자 수익을 얻는 상품이 유리해지는 반면, 현물인 금을 통해선 이자를 받을 수 없는 만큼 금의 값어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지난달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데 다소 빠른 측면이 있다”라며 “이달 12~1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시장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하남현(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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