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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출하자마자 매운맛"…영끌∙빚투 덮친 20대의 비명

20대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연체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생활 시작 당시 돈을 빌렸다가 고금리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청년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6~9월) 말 기준 20대 이하 주담대 연체율은 0.39%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0.24%) 대비 0.15%포인트 늘어났을 뿐 아니라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올 3분기 30대 연체율은 0.2%, 40대와 60대 이상은 0.23%, 50대는 0.25%로 집계됐다.

신재민 기자
2021년 3분기 말부터 8분기 연속으로 20대의 연체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다. 올 2분기 말엔 연체율 0.4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체액도 올 2분기 말에 15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마련하거나 전‧월세자금대출을 받은 뒤 고금리로 인해 상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20대는 소득이나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타격이 비교적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증가세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 20대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0.7%) 대비 2배가량 높아진 수치다. 다른 연령대에선 신용대출을 받는 대출자가 최근 1년간 줄어들었지만 20대는 오히려 신용대출을 늘렸다. 2분기 말 전체 신용대출 차주가 688만6815명으로 전년보다 0.37% 줄어든 반면, 20대 차주는 69만1948명으로 전년 대비 13.3% 늘어났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층은 생전 처음 대출을 받다 보니 상환에 대한 의무나 경제적 관념이 비교적 약한 경우가 더러 있다”며 “학자금이나 투자 용도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고금리 장기화로 타격을 입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에 빚 연체하는 청년 증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청년층의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활동에도 제약이 생기면서 사회 전체 손실로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20대는 연 29만9000원의 소비를 줄이고, 소득의 약 3.3%를 원리금 상환에 추가로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30대(-20만4000원)‧40대(-15만5000원)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의 소비 감소 폭이 컸다. 소득이 적고 자산 형성이 덜 된 청년층 입장에선 금리 인상 시 자산을 처분하는 등의 대응을 하기 어려워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청년층 한계 차주에게는 장기 분할상환 대출 전환 기회를 넓혀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청년층 부채 상당 부분(85%)이 주거 관련 부채란 점을 고려해 주거 비용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효정(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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