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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눈 떴다" 옛 스승이 떠나며 남긴 금과옥조, 꼴찌 타자는 3할 유격수로 보답했다

김기태 전 감독이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OSEN DB

김기태 전 감독이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OSEN DB


KIA 박찬호./OSEN DB

KIA 박찬호./OSEN DB


[OSEN=이선호 기자] 옛 스승에 대한 보은일까? 

지난 2019년 5월 16일 5년째 KIA 타이거즈를 지휘하던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2019시즌 개막과 동시에 부상 이슈와 외인들의 부진이 겹치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시점이었다. 2015년 약체팀을 맡아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16년,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등 뚜렷한 실적을 있었음에도 책임을 졌다. 

당시 김 감독은 사퇴발표 직전에 박찬호를 따로 불러 몇가지 조언을 했다. 박찬호는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으나 유격수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자 대신 콜업을 받아 2루수와 3루수까지 오가며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부임 당시부터 2년차 였던 박찬호의 능력을 눈여겨봤고 기회를 주었다. 69경기 150타석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게했고 2016시즌을 마치고 바로 입대시켰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야구에 비로소 가능성을 보였다. 김 감독이 박찬호에게 남긴 말은 "타율에 조급하지 말고 항상 100타수씩 끊어서 관리하라. 3할에서 떨어지면 다음 100타수에서 만회하라", "한 타수의 중요성을 알아라. 3~4개 차이로 3할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실책을 두려워 말고 당당하게 해야 발전한다", "프로 선수는 야구장에 훈련하러 오는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돈 벌러 나오는 것이다" 등이었다. 

"이제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타자와 수비수의 자세와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을 주문한 것이었다. 박찬호는 그 해부터 끊임없이 발전했다. 2019시즌 처음으로 500타석을 넘기며 주전자리를 꿰찼다. 타율 2할6푼 2홈런 46타점 39도루 등 커리어하이를 찍고 도루왕에 올랐다. 2020시즌 규정타석 타자 가운데 타율 꼴찌(.223)의 수모를 당했지만 주전유격수로 자리를 잡으며 중심선수로 떠올랐다. 

꼴찌 타율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다시 굵은 땀을 흘렸다. 2021시즌 2할4푼6리로 개선하더니 2022시즌은 2할7푼2리까지 끌어올렸고 42도루로 두 번째 대도에 올랐다. 출루율도 꾸준히 올라 3할4푼6리를 찍었다. 드디어 2023시즌 첫 규정타석 3할(.301)을 달성했고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34까지 끌어올렸다.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KBO 유격수 수비상을 수상한 박찬호./OSEN DB

KBO 유격수 수비상을 수상한 박찬호./OSEN DB


KIA 박찬호./OSEN DB

KIA 박찬호./OSEN DB


자신에 세웠던 목표 3할 유격수에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도입한 KBO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 통합우승을 이끈 LG 오지환과 공동 수상의 기쁨도 누렸다. 오는 11일 골든글러브에서도 역시 오지환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박찬호가 받더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없다. 앞으로도 꾸준함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공수주 모든 부문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박찬호가 입단할 때 이렇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수비는 인정받았지만 체격도 작았고 타격도 너무 약했다. 김기태 감독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박찬호를 KIA 내야를 책임지는 재목으로 생각했고 애정 어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뒤를 이은 맷 윌리엄스와 김종국 감독도 박찬호를 중용했다. 박찬호 역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2023 최고의 유격수로 등극했다. 제대로 옛 스승에게 보은한 것이다. /sunny@osen.co.kr


이선호(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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