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中근무자에 "잡혀갈수 있으니 집 머물라"…대체 뭔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기 전, 중국 내 직원들에게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지시했던 사실이 알려졌다.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 측은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경우, 당국이 중국 현지 사무실을 급습해 자사 직원들을 구금하고 강제 조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재택 근무를 지시했다.
앞서 지난 5일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FT에 따르면 무디스 측은 하향 조정 발표 전, 베이징과 상하이 지사의 비(非) 관리부서 직원들에 "되도록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라"며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홍콩 지사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에게는 중국 본토 출장을 일시적으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중국 법인의 한 무디스 직원은 FT에 "(회사가) 재택근무 명분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모두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중국) 정부의 강제 조사가 두렵다"고 털어놨다.
딜로이트 "홍콩 출장시 본인 휴대폰 쓰지 마"
무디스의 이와 같은 대응은 올초부터 진행된 외국계 컨설팅업체와 회계법인 등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과 관련 있다. 서구에서는 중국 당국이 지난 7월 반(反)간첩법(방첩법) 개정 전후로 외국계 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3월 중국 공안당국은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직원 5명을 구금해 조사했다. 7월 민츠그룹에 대해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통계 조사를 했다는 혐의로 벌금 150만 달러(약 19억8000만원)를 내라고 명령했다. 이 회사는 미국 등의 제재 대상인 신장 위구르산 제품과 관련한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中 "편견과 오해", "무디스 실망" 강력 반발
중국 정부는 무디스의 신용 등급 하향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6일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무디스의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재정부는 무디스의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신용전망 하향 조정에 실망했다"면서 "중국 거시경제는 올해 초부터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 정세, 불안정한 세계 경제 회복 속에서도 지속해서 개선됐고 질적 발전을 꾸준히 이뤄왔다"고 주장했다.
경제 주무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무디스가 중국 경제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는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하방 압력을 견뎌냈다"고 반박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가 61조 위안(약 1경 12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50.4%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숨겨진 부채'가 7조 달러~11조 달러(약 9100조원~1경 4400조원)로 추산된다고 5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지방 정부들의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진 탓으로 분석된다. WSJ은 "중국의 지방 부채는 시한폭탄 수준"이라고 평했다.
서유진(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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