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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 6명중 3명이 여성…중기장관에 외교통 깜짝 발탁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경제 부처 중심으로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9월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 후 약 3개월 만의 중폭 개각이다.

윤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개각을 발표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후보자 면면을 보면 보훈부 장관 후보를 제외한 5명이 경제 관계부처 장관 후보자로, 관료와 학계 인사를 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장관 후보자 6명 중 절반인 3명이 여성인 점도 눈에 띈다. 연령별로는 1970년대(강도형)와 1950년대생(강정애)이 1명씩이고 나머지 4명은 1960년대생이다.

경제부총리으로 지명된 최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963년생 서울 출신으로 오산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간사로 발탁됐으며 이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됐다. 김 비서실장은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경제정책 최고 전문가”라며 “물가·고용 등 당면한 경제 민생을 챙기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지명 직후 기자들을 만나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지명받게 되어 임중도원(任重道遠·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내년 총선에 나가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박 후보자도 정통 관료 출신이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국토부는 이명박 정부 때 권도엽 전 장관 이후 10년 9개월 만에 내부 출신 장관을 맞이하게 된다. 1961년생 부산 출신인 박 후보자는 27회 행정고시를 거쳐 국토부 건설정책관,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특히 2012년 주택토지실장으로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주택 3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풍부한 정책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며 “국민 주거 안정과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교통 편의 증진 등 현안이 산적한 부처의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임명 소감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후임인 강 후보자는 참전용사의 딸이자 독립운동가의 손자며느리다. 부친(강갑신)은 6·25 참전 용사로 무공훈장을 받은 국가유공자이고, 시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50사단장인 백인(百忍) 권준 장군이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장관이 되면 피우진 전 보훈처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수장이 된다. 강 후보자는 “독립과 호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빛나게 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외교부 2차관과 주베트남 대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인 까닭에 '깜짝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임명된다면 2017년 7월 중소벤처부로 승격된 이후 첫 외교관 출신이다. 1988년 외무고시(22회) 합격 후 외교부 주유엔 차석대사, 다자외교조정관 등 주로 다자외교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인수위에서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베트남대사로 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외교 전문가로서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오 후보자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조로 일해왔다”며 “발로 뛰면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쳐 장관이 되면 농식품부 첫 여성 수장이 된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현재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송 후보자는 도시·농촌 상생모델과 국토 균형발전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해 와, 농촌지역 개발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송 후보자는 “농정 분야의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온 힘을 다 바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1970년 제주 출생으로 인하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대에서 해양생물학 석·박사를 취득했으며, 기간제 연구원을 거쳐 2006년 한국해양연구원(현 KIOST) 책임연구원으로 정식 입사했다. 이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제주특성연구센터장, 제주연구소장 등 KIOST 내 주요 보직을 거쳤다. 강 후보자는 “우리 연안 경제와 지역 주민의 활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각 인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날 발표는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출범을 위한 순차 개각의 스타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주 추가 개각 발표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있을 인선도 관심사인데 공석인 방송통신위원장에는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내정됐다. 이외 금융위원장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됐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는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가 유력하다. 총선 출마가 유력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후임 인선 작업은 연말 ‘원포인트’로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여성인 이노공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길태기·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이 검증 대상에 포함됐다. 두 달 전 임명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번에 바뀔 가능성이 있다.

외교·안보 라인에선 공석인 국가정보원장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부상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증이 마무리되어 가는 만큼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교부 장관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박진 장관의 교체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후임으로 조태열 전 2차관·안호영 전 차관을 비롯해 이정민 전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이신화 고려대 정외과 교수 등이 검토되고 있다.



현일훈.박태인.심정보(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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