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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품은 도루묵' 화물차 끌고와 싹쓸이…어민들 한숨, 무슨일

 지난해 12월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에 어민들이 갓 잡아 온 동해안 겨울 별미인 도루묵이 가득하다. [연합뉴스]
도루묵 어획량 지난해 '반토막'
겨울철 별미이자 강원 동해안 대표 어종 중 하나인 도루묵이 사라지고 있다. 남획과 수온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5일 강원도 해양수산국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도루묵 어획량은 234t에 불과하다. 지난해 575t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3년 평균 어획량은 1103t으로 매년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어민들은 산란을 위해 연안에 몰려온 도루묵을 통발이나 뜰채·투망 등으로 무분별하게 포획한 것이 자원 감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는 박모(68ㆍ강원 고성군)씨는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온 도루묵을 잡기 위해 주말마다 많은 외지인이 동해안을 찾는다”며 “화물차를 끌고 와 몇 박스씩 잡아가니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도루묵은 태어난 지 3년이 지나면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큰 무리를 이루며 해조류가 풍부한 연안에 나타나 산란한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전국에서 도루묵을 잡기 위해 낚시꾼이 동해안을 찾는다. 이 시기 동해안 방파제와 갯바위·백사장 등은 낚시꾼이 몰려 성황을 이룬다.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도루묵 구이. [중앙포토]
급감 주요 원인 '무분별한 남획'
강원도는 2011년부터 도루묵 자원 회복 사업을 해왔다. 2011~2014년에 도루묵 산란장을 조성하고 2012~2013년에 길이 3㎝가량 치어 20만 마리를 방류했다. 또 포획금지 몸길이(11cm) 지정, 기선저인망어업 금어기를 확대했다. 이후 2017년까지 어획량은 적게는 3300t에서 많게는 6800t에 달했다. 하지만 2018년 2754t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엔 1084t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동해안 연안 수온이 오르면서 도루묵 등 한류성 어종이 북상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주 어획량 비율을 보면 가장 북쪽에 있는 고성군에서 전체 어획량의 61%가 잡혔다. 이어 속초시가 36%를, 강릉ㆍ동해ㆍ삼척ㆍ양양이 합쳐서 3%를 차지했다.

강원도 해양수산국에 주간 어획 동향 보고서만 봐도 수온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동해 연안 수온은 14.3~17.9도로 평년대비 0.5~1.8도 상승했다. 여기에 국립생물자원관 어류조사팀이 최근 고성 죽왕면 문암리 앞바다 서식 어류를 조사했는데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인 어린용치놀래기와 자리돔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안 겨울철 별미 도루묵. [중앙포토]
수온 상승에 따른 북상도 원인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기후ㆍ환경생물연구과 연구관은 "수온에 민감한 어종이 이동하거나 분포가 축소 또는 확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 기록되지 않았던 몇몇 어종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도루묵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강원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내년 3~4월 중 동해안 앞바다에 치어를 방류 계획이다. 또 그동안 멈춰있었던 도루묵 산란장 조성사업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희 강원도 글로벌본부 수산정책과장은 “현재 수온이 도루묵이 산란하는 적정한 수온이 아니다 보니 연안으로 오지 않는 것 같다”며 “비어업인이 산란기에 도루묵을 잡지 못하게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호(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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