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자동화 물류센터로 혁신…온라인 식품 플랫폼 도약”
롯데가 쿠팡·컬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식료품 사업을 강화한다. 세계적인 배송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영국 오카도와 손잡고 최첨단 물류센터 건설에 돌입하면서다. 롯데는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의 물류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5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식을 열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은 지 약 1년 만이다.
부산 CFC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연면적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2000억원을 투자했다. 상품은 기존 센터보다 두 배가량 많은 4만5000여 종으로 늘렸고,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 건이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상품 피킹(꺼내기)과 패킹(포장),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에 상품을 보관하고, 1000대 이상의 로봇 ‘봇’이 서버와 통신하며 하이브 위를 초속 4m로 이동해 상품 피킹·패킹을 담당한다.
이날 기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팀 스테인 오카도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오카도와 손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 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부산과의 인연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센터가 완공되는 2025년 말부터 부산과 경남 지역 230만여 가구에 신선 상품을 배달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매일 최대 33번의 배차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지연 없이 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상품 변질과 품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쇼핑 편의성을 향상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상품은 전기차로 배송하고, 건물 옥상 주차장에 연간 2000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할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다. 이는 부산 CFC 전력 사용량의 약 30%에 해당하며, 연간 1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롯데쇼핑은 생산관리와 현장 작업, 배송 등 인력 2000여 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판로개척 지원과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의 롯데 입점을 확대하는 등 동반성장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에 이은 두 번째 물류센터는 수도권에 지을 예정이다.
최선을(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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