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사라진 자리 크리스마스 마켓…벌써 1만 명 몰려간 이곳
"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어디로 가볼까” "
캐럴은 사라졌지만, 조명은 한층 화려해졌다. 연말을 맞은 요즘 길거리 풍경 얘기다. 몇 해 전부터 백화점 등 유통사들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더니, 연말 길거리가 온통 매혹적인 조명으로 가득하다. 다만 최근에는 대형 트리와 조명 등으로 ‘인증샷’ 명소가 되는 것을 넘어서 마켓(시장)·상점가 등을 조성한 체험형 명소가 주목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마켓 만든 시몬스, 이천까지 원정 간다
올해는 대형 트리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마켓’을 콘셉트로 문화행사를 기획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더했다. 복합문화공간 지하 1층에 마련된 마켓에는 이천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유명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천 지역 딸기 농가 ‘누리농장’이 붉은색 딸기 상자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우는가 하면, 지역 꽃집 ‘오뜨플로르’는 오너먼트와 식물 트리를 판매했다. 이밖에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의 굿즈,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니블스’의 수제 초콜릿, 빈티지 패션 편집숍 ‘수박 빈티지’의 의류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카드 쓰기 등 체험 거리도 풍성했다. 필기구 업체 ‘파이롯트’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제공, 원하는 사람에게 카드를 쓴 후 보내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부스와 타로 점을 볼 수 있는 부스는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1~3일 주말 3일간 약 1만 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시몬스 테라스 크리스마스 마켓은 오는 8~10일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유럽풍 골목 만들고, 600평 상점 세우고
그런가 하면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형 크리스마스 마켓이 조성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문을 연 롯데월드몰 1층 아레나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약 1983㎡(600평)의 부지에 설치된 마켓에서는 25개 브랜드가 2000여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트리를 장식할 수 있는 오너먼트를 비롯해 오르골·조명·카드·소품 등을 판매하고, 연말 홈파티에 필수인 디저트·쿠키·와인 등을 판매한다.
목적은 ‘체류 시간’ 늘리기, 착한 메시지 넣기도
이후 크리스마스 장식의 ‘집객’ 효과가 입증되면서 오프라인 유통가의 연말이 한층 분주해지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연말연시 선물 수요 등이 겹치면서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성수기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올해는 이런 크리스마스 장식을 단순히 관람하는 것을 넘어 체험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목적은 방문 고객의 체류 시간 늘리기. 과거와 달리 사진만 찍고 가는 단순 ‘인증샷’ 성지가 아니라 편지를 쓰거나 물건을 살 수 있도록 경험 거리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즐길 수 있는 콘텐트를 넣어 오프라인 고객들을 오래도록 머물게 하려는 전략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에 기업들의 착한 메시지를 넣기도 한다. 시몬스 침대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지역 상생 테마를 녹였다. 지역 농가나 상인들의 참여를 끌어냈을 뿐 아니라 시몬스 테라스 인근에서 고구마·어묵·호떡 등을 팔던 상인을 마켓으로 영입해 푸드 트럭 존을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본점 미디어 파사드 제작에 지난해 썼던 약 350만개의 LED 칩을 재사용하고 철골 구조물도 재활용했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시몬스 침대 부사장은 “시몬스 테라스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접점을 만드는 역할뿐 아니라 지역 농가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ESG 활동도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연(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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