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없이 연매출 1조 찍었다…'MZ 성지' 된 더현대 서울
백화점 업계가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직문화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20·30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MZ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다.
정지영 사장, MZ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최고경영자(CEO)가 개성이 분명한 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궁금증을 직접 해소해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백화점의 무덤’으로 불리는 여의도에서 더현대 서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미래를 대비한 투자와 연구 덕분”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의 방향성을 제시한 ‘더현대 서울 DNA’를 기반으로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니어 직원들과 소통도 이어졌다. 주말을 어떻게 지내느냐, 현대백화점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사장은 “‘김현아’(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를 좋아한다” “로열티가 높은 점”이라고 답했다.
더현대 서울, 2년9개월 만에 연매출 1조
첫해 8만7854원이었던 객단가(인당 구매금액)는 지난해 9만3400원, 올해 10만1904원으로 늘었다. 개점 당시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이 없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영패션과 MZ 마케팅에 집중해 이를 극복한 셈이다. 더현대 서울의 20·30대 매출 비중은 60%로, 나머지 15개 점포 평균 26.1%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올 1~11월 외국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91.7% 급증하며 ‘글로벌 MZ 성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백화점 ‘미혼자 경조’ 제도 호응
MZ 고객을 대상으로는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노티드 월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핫한 브랜드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올 초부터 새롭게 입점시킨 브랜드는 100개가 넘고, 팝업 스토어까지 포함하면 300여 개의 새 브랜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세계는 최대 영패션 전문관 선보여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 상품을 만들거나 팝업 스토어를 열어 MZ고객 모시기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헬로키티’의 생일을 맞아 팝업 스토어를 업계 단독으로 열었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지난달 창립 60주년을 맞아 “국내 시장에서 공고히 해온 ‘공간 혁신 기업’에서 고객의 삶에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 ‘콘텐트 창조 기업’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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