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셋 나온 종로…한동훈 등판론에 이준석 "다른 후보 있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서울 종로가 먼저 달아오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용산 시대’ 개막으로 상징성이 옅어졌다지만, 여야에서 인지도 좀 있다는 인사들의 등판론이 자천타천 쏟아지면서 ‘정치 1번지’로서의 위상이 재조명받고 있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12/02/68302aab-7c98-4e65-bbac-dc3f159f9376.jpg)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종로 출마설도 여권의 오랜 화두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자 ‘잠룡’인 그가 내년 총선에서 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종로 출마론의 배경이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한 장관에게 주어진 중요한 일은 총선 출마”라며 “종로도 좋고, 험지도 좋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지난해 7월부터 지역위원장을 맡아 온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임종석 전 실장의 출마가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이 지난달 30일 “총선 출마 마음은 굳혔다. 서울로 생각하고 있다”(MBC 라디오)고 밝히자, 하 의원은 1일 “종석아, 종로에서 한판 뜨자”(SBS 라디오)고 말했다. 둘은 같은 86학번에 민족해방(NL) 계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출신이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이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을 두고 “종로는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곳인데, 주사파 출신이 갈 곳이 아니다”(지난달 27일 페이스북)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 하 의원은 “저와 임 전 실장이 출마하면 ‘종로는 주사파 판이네’ 이런 평가를 하시겠다”고 말했다. 주사파(주체사상파·主體思想派)는 북한 김일성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지지하고 친북(親北) 성향을 특징으로 하는 1980년대 학생 운동권의 일파를 말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12/02/e8576b49-54df-4c0a-84e1-a7c844ec3947.jpg)
인지도 있는 여야 인사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건 종로가 가진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하 의원 출마 선언 후 여권에선 “종로가 험지 맞느냐”는 논쟁이 벌어졌지만, 역대 선거를 보면 종로는 특정 정당보단 전략과 인물·현안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한 현역은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지만 직전 3차례 총선(19~21대)은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역대 정계 거물이 많이 거쳐 가면서 종로엔 대선으로 향하는 상징적 지역구란 이미지도 있다. 윤보선(3~5대)·이명박(15대)·노무현(15대 보궐선거) 등 3명의 대통령이 배출됐고, 정세균(19~20대)·이낙연(21대) 전 국무총리 등 대선을 노리는 잠룡이 종로를 거쳤다. 각 정당이 종로를 단순한 한 석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으로 보는 까닭이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명박 신한국당 후보가 노무현 민주당 후보 플래카드가 보이는 도로에서 출근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결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승리. 당시 국민회의 이종찬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3등에 머물렀다. 두 전직 대통령의 첫 대결이었다. 중앙포토](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12/02/479018a0-c24e-42be-8cbf-4ac72b10289d.jpg)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정치권 관계자는 “전국적 인지도와 경쟁력을 가진 인물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여론조사 꽃’의 가상 양자 대결 조사(8~9일)에선 한 장관의 경쟁력이 비교적 우세였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1위(29.6%)로 꼽힌 한 장관은 ‘한동훈 35.4% 대 곽상언 32.4%’, ‘한동훈 31.6% 대 이낙연 27.7%’ 등 민주당 후보를 모두 앞섰다. 다만 총선 정국이 초반이고 종로는 현안에 따라 시시각각 여론이 변하는 만큼 추이를 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김준영(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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