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도 안 들어" 美 대학생들, 라면 찾는다…유기농식 실종 왜
“1달러(약 1300원)가 안 되는 돈으로 배를 채워주는 음식.” 최근 미국 대학생 매체 웨스턴프론트는 가격이 저렴한 인스턴트 라면이 대학생들이 즐겨찾는 식단으로 부상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매체가 대학생 30명에게 물었더니 93%가 “라면을 먹는다”고 답했다. 이 중 33%는 “라면을 한 달에 몇 번씩 먹는다”고 답했다.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른 생활비 위기가 세계인의 밥상이 바꾸고 있다. 웰빙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던 유기농 식단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
라면, 전 세계 역대 최다 소비
2020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식료품 가격이 25% 오른 미국의 경우 지난해 라면 매출이 전년에 비해 3.4%가량 상승했다. 라면 수요가 늘자 이달 일본 라면업체 닛신식품은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새 생산 공장을 짓고 캘리포니아·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기존 공장 규모를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호주의 라면 수요는 2018년 4억 인분에서 지난해 4억5000만 인분으로 늘었다.
와인바에 통조림 메뉴까지 등장
27일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닭 가슴살 907g은 2020년 1월 6.12달러(약 7900원)에서 지난달 8.44달러(약 1만900원)로, 우유는 같은 기간 3.25달러(약 4200원)에서 3.93달러(약 5000원)로 올랐다. 또 치즈버거의 평균 가격은 2019년 9.74달러(약 1만2000원)에서 올해 15.88달러(약 2만원)로 63% 급등했다.
유기농 덜 먹고 즉석식품 늘려
응답자 19%는 저렴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즉석ㆍ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는다고 했다. 영국 의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올 10월까지 2년간 영국의 식품 가격은 28% 상승했다.
유럽인 38% "하루 세끼 못 먹어"
물가상승에 외식과 간식 소비도 감소세다. 지난 1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IQ가 공개한 호주인 5000명 대상 조사 결과 응답자의 총 86%가 생활비 절감을 위해 더 저렴한 대체 식품을 사거나 집에서 더 많이 요리하고, 배달·포장 음식을 줄인다고 답했다.
또 60%는 초콜릿ㆍ견과류와 같은 간식을 이제 ‘사치품’으로 생각해 구입을 피한다고 했다. 퀸즐랜드에 사는 케리 무어(67)는 호주ABC뉴스에 “스테이크 대신 소시지를 먹고, 빵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임선영(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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