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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론' 중심엔 처럼회 11명…"매카시 자른 미 MAGA 닮았다"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가 주도하는 ‘탄핵론’이 정기국회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에 예산안 심사 법정기한, 민생법안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등이 집중되어 있다”며 오는 30일과 12월 1일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과 이정섭ㆍ손준성 검사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한 민주당 '처럼회' 출신 전·현직 의원들. 오른쪽부터 민 의원, 김용민 의원, 최강욱 전 의원, 사회자인 박구용 전남대 교수. 사진 유튜브 캡처
여기에 당내에는 탄핵 대상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 검사범죄대응TF는 이들 3명 외에 ‘고발 사주’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희동ㆍ임홍석 검사에 대해서도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16일 TF 전체회의에서 ‘고발 사주’ 사건과 관련해“ 손 검사뿐 아니라 이희동ㆍ임홍석 검사 등 3명이 모두 탄핵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론도 다시 분출하고 있다. 26일 황운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황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해서는 탄핵사유가 차고 넘친다. 곧바로 탄핵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현 정부 들어 탄핵을 거론한 공직자는 10여명에 달한다.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시작으로, 지난 9월엔 ‘유우성 보복기소’ 당사자인 안동완 검사 탄핵안을 처리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탄핵 필요성을 언급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특검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도 당내에선 김용민ㆍ민형배 의원이, 밖에선 송영길 전 대표가 불 지피고 있다.



이런 흐름은 주도하는 건 당내 초선 강경파인 ‘처럼회(국회 공정사회포럼)’이다. 처럼회는 강민정·김승원·김용민·김의겸·문정복·민형배·박영순·윤영덕·장경태·황운하 의원과 탈당해 무소속인 김남국 의원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용민 의원과 민형배 의원은 각각 검사TF 소속이고, 황운하 의원도 한 장관 탄핵론을 주도하고 있다. “처럼회의 주장이 강성 당원의 지지를 받다 보니 지도부도 선을 긋기 힘든 것”(재선 의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지난달 3일(현지시간) 해임결의안 가결 직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을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매카시는 게이츠를 비롯한 같은 공화당 소속 강경파 의원 8명이 찬성표를 던져 의장직에서 9개월 만에 내려오게 됐다. [AFP=연합뉴스]
처럼회의 영향력을 지난 10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 사태를 이끈 미국 공화당 강경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공화당 소속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안은 찬성 216표 대 반대 210표로 가결됐는데, 공화당에서 표결에 참여한 218명 중 8명이 찬성표를 던진 게 결정적이었다. 해임안을 발의한 맷 게이츠 공화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MAGA’를 지지하는 당내 강경파로, 최근 주요 국면에서 이들 ‘MAGA파’가 정국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성호 전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장은 처럼회 활동이 “미국 ‘MAGA’와 똑같은 행태”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이데올로기보다도 특정 지도자의 ‘팬덤 리더십’에 의해 이뤄지는 극단주의”라며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강경파가) ‘당을 위해서 한다’고 하는데 반대하면 역적으로 몰릴 수 있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론이 거듭 제기되자 지난 22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탄핵이란 단어를 우리 스스로 희화화하고 있다”(오영환 의원)는 비판이 제기됐고, 같은 날 당 비주류인 ‘원칙과 상식’은 “탄핵만능주의를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
일각에선 강경파의 행태가 이 대표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럼회 소속이었던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직후 이 대표가 직접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21일 페이스북)는 경고 메시지를 날렸지만, 당내 강경 발언은 계속됐다. 민주당 비명계 관계자는 “최 전 의원의 비상징계를 두고도 강경파 유튜버와 원외 강성 인사들이 원색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난하지 않았느냐”며 “단순히 탄핵 중독을 넘어, 당 전체가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층에만 기대며 혐오 언어를 쏟아내는 구태정치는 대한민국 발전을 가로막을뿐더러, 국민의 냉혹한 외면과 준엄한 심판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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