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둘다 아니었다…'美대선 족집게' 이 곳의 분노

2000년 이후 6번 치른 미 대선 결과와 맞아 떨어진 카운티는 미 전체 3143개(2022년 1월 기준) 카운티 중 9개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도어 카운티는 최근 50년 동안 단 두 번만 빼고는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가 실제 대선 결과와 일치했을 만큼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2020년 대선 때 이 지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92표 차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고,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558표 차로 이겼었다.

지역 주점 원칙 ‘술과 정치 섞지 말라’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소개한 간병서비스 매니저 캐시 니콜스(58)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워싱턴이 기능 장애 없이 돌아갈 때는 평온함을 느꼈는데 지금은 치솟은 식료품비와 정부 셧다운(기능 마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화가 나 있다고 WP는 전했다. 도어 카운티에서 선술집 ‘헨 하우스’를 운영하는 미셸 헨더슨(57)이 소개한 주점의 규칙은 ‘술과 정치를 섞지 말 것’이다. 그는 “음주와 정치가 뒤섞이면 싸움을 일으킨다”며 “헨 하우스는 모든 이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무(無)정치 지대’로 남아야 한다”고 WP에 말했다. 2020년 대선 때 트럼프의 거침 없는 화법을 좋아해 찍으려 했으나 수술 때문에 투표를 못했다는 그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는 누구를 지지할지 아직 확신이 안 선다고 했다.
도어 카운티뿐 아니라 미 유권자 전반에 퍼진 정치 혐오 현상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로도 뚜렷이 드러난다. 미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미국 정치에 대해 ‘항상 또는 종종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바이든ㆍ트럼프 둘다 바통 넘겨야”

“정치인들, 국민 안중에 없는 구시대 공룡”
이처럼 민주ㆍ공화 양대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가 늘자 제3지대 정치적 공간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 공화당 마이크 갤러거 후보(현 하원의원)가 당선된 위스콘신주 제8선거구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10%를 기록한 제이콥 밴덴플라스는 2024년 선거는 더 희망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선전 소식에 상당히 고무됐다고 한다. 밴덴플라스의 정치적 멘토로 상원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같은 당의 필 앤더슨은 “언제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밴덴플라스를 응원했다.
트럼프, 주요 여론조사서 오차범위 내 앞서
CNN은 “지난 80년간 미 대선을 1년쯤 앞둔 시점의 여론조사 대부분은 현직 대통령이 평균적으로 10%포인트 조금 넘는 격차로 앞섰다”며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바이든이 상대 당 유력 후보에 모두 밀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전 이유로 경제와 고령 리스크를 꼽았다.

김형구(kim.hyounggu@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