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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라질 일상의 기록" 차태현·조인성 김밥 말게 한 '어사장3' PD 진심 (종합)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하수정, 연휘선 기자] "언젠가 사라져버릴 일상의 모습을 배우의 몸과 얼굴로 기록해 두는 것. 두 분이라면 가능할 그런 일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배우 조인성과 차태현이 '어쩌다 사장3'까지 함께 하며 미국으로 향한 이유가 드러났다. 

15일 OSEN은 최근 방송 중인 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3'를 연출한 류호진 PD가 미국 촬영 직전 팀원들에게 공유한 실제 편지를 입수했다. 편지에는 류호진 PD와 제작진이 왜 시즌3 촬영지로 미국의 한인 마트를 선택했는지, 동시에 어떤 각오로 두 배우 조인성과 차태현을 간곡하게 설득해 '어쩌다 사장3'에 임했는지가 담겼다. 

"마리나에 남아 있는 1세대 이민자의 수는 많지 않다"라고 운을 뗀 류호진 PD는 "대부분 고령이고 세상을 떠난 분들도 많다. 한해 한해 보이는 분이 줄어든다는 말을 마을 사람들은 종종 한다. 2세들은 더 좋은 사업의 기회를 찾아 미국 곳곳으로 흩어졌고,  떠나지 않은 사람들의 자녀인 3세들도 대체로 큰 도시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뒤 그곳에서 정착해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촬영지가 된 현지 한인마트 인근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이든 한인마트 사장이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슈퍼를 주 7일 쉼 없이 경영하며 고향의 맛을 이어오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24년전 다른 한인 어른에게 이 가게를 물려 받았다는 그는, 정작 자신이 가게를 누구에게 넘겨줘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는 곧 일흔이 된다. 그러나 40년 된 한인 마트를 그가 정리하게 될 무렵이면, 발달한 물류와 대형 한인 마트들로 인해서 더 이상 이 가게가 유지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 이제는 김치도 라면도 배추도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라고 변화의 길목에 있는 상황임을 피력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특히 류호진 PD는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영원히 존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 때 어딘가에 뭔가가 있었다는 것.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 그걸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언젠가 사라져버릴 일상의 모습을 배우의 몸과 얼굴로 기록해 두는 것. 두 분이라면 가능할 그런 일을 부탁드리고 싶다"라며 조인성과 차태현이라는 한국의 유명 배우들과 함께 '어쩌다 사장3'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바를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처음에 미국에 온 한국인들은 김치를 구할 수 없어서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먹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어떤 것은 금세 잊지만 어떤 것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 한국인이 수십 년 타지에 살아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것들 만이, 이 가게의 좁은 선반에 남을 수 있다", "지금은 외국인들조차 김치가 떨어지면, 마트 카운터에 한참을 기다렸다가 사서 간다. 60년의 세월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 지나간 사람들에게 무엇을 고맙다고 말할 것이며, 앞으로 올 사람들에게 무엇을 선물해야 할까. 나는 고단할 것이 틀림없는 우리의 시즌이, 그간 해 왔던 작업의 뜻 깊은 마무리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울림을 남겼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어쩌다 사장'은 서울 남자이자 배우로 살아온 절친 차태현과 조인성이 시골의 슈퍼 사장으로 변신해 이제는 사라져가는 동네 마트의 풍경을 담아내는 예능이다. 국내에서 촬영했던 시즌1, 2에 이어 시즌3는 미국 한인 마트를 배경으로 소탈한 한인 이민 1세대의 생활상부터 정감있게 담아내 6%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프로그램은 때 아닌 위생 논란에 휩싸였다. 출연자들이 마트에서 김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와 두건 등을 착용하지 않아 위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것이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이번 시즌 저희 프로그램은 모든 내용이 미국에서 촬영됐고, 이에 현지의 복잡한 위생 규정과 관련법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짧은 시간 내에 사건을 요약해야 하는 방송의 속성으로 인해 위생 관리에 대한 연기자들의 노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하며 편집을 통해 지적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생 논란에 대한 반감이 미국 한인 마트까지 가야 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까지 이어졌던 상황. 류호진 PD의 편지가 '어쩌다 사장3' 기획 의도를 알리고 있다. '어쩌다 사장3'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제공, OSEN DB


연휘선(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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