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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약속은 결국 ‘사람’”…’인본주의’ 앞세운 현대차 EV 전용공장 기공식

헤리티지 전시관에 전시된 사훈 액자.

헤리티지 전시관에 전시된 사훈 액자.


[OSEN=울산, 강희수 기자] 여느 기공식과는 달랐다. 흔한 공장 기공식 행사장이라면 “얼마의 면적에 얼마의 돈을 들여 언제까지 어떤 규모의 시설을 짓는다”는 멘트가 공식처럼 따라 붙는다. 그런데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는 그런 전형적인 멘트가 없었다.  

대신 그 자리를 “우리가 그 동안 얼마나 사람을 중하게 여겨 왔는 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뛰어난 ‘사람 중심의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인 지”를 다지는 말들이 채웠다.

‘공장 터’부터가 달랐다. 산업단지로 조성된 땅도 아니고, 논밭을 밀어 다진 땅도 아니다. 개펄을 메워 없던 땅을 만들어 낸 건 더더욱 아니었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내 종합 주행시험장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EV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종합 주행시험장은 앞서간 수많은 연구원들의 땀방울로 바닥이 굳어진 역사의 현장이다. 쏘나타, 엑센트, 아반떼 같은 현대차 글로벌 장수모델들이 담금질 당한 자동차 산업의 산실이다. 오래 전 전기차 연구가 시작된 곳이고, 수소차 개발이 이뤄졌던 장소이며 자율주행차의 조심스러운 운행이 시작된 터전이다. 



1991년 현대차의 최초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쏘나타(Y2) EV'가 이 곳을 달렸으며, 1992년 첫 무인 자동차가 주행시험장 내 험로인 ‘벨지안로'를 시험 주행했다. 

돌이켜보면 애초부터 EV 전용공장으로 점지된 땅이었을까?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같은 현대차의 시대를 앞서가는 전기차가 탄생한 그 자리에 전기차 전용공장이 들어서고 있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이런 배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사말에서 유달리 ‘사람’을 강조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울산에 정착한 과거 현대차 직원들은 당시 최첨단 선진 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동차 기술자로 성장할 꿈을 키웠고,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군 울산공장은 오늘날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가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정 회장의 ‘사람 이야기’는 좀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반세기 전의 원대한 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담당 라인에서 묵묵히 힘써준 현장의 수많은 '기술자 선배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배님들은 가보지 않은 길을 꾸준히 개척해 나갔고, 이 과정에서 익힌 노하우를 동료와 후배들에게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울산공장의 기틀을 다지고 발전시킨 과거 기술자 선배님들, 그리고 높은 품질의 차를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늘날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드립니다.”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정주영 선대회장도 빼놓을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선대회장님께서는 자동차 산업이 국민 경제와 대한민국 공업 발전의 초석이 되리라는 굳은 믿음으로, 성능 면에서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셨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전동화 시대 고성능 차의 기준을 제시한 아이오닉 5 N 등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이곳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라고 되새겼다. 

자신이 디자인한 포니 쿠페 복원 모델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

자신이 디자인한 포니 쿠페 복원 모델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


사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전통은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건 아니다. 

기공식 행사장 바로 옆에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 헤리티지 전시관도 마련돼 있었는데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물 중에는 예전 현대자동차의 여느 사무실에 걸려 있었을 법한 ‘사훈 액자’가 눈에 띄었다. 

한자로 뚜렷하게 적혀 있는 현대차의 3가지 사훈은 근면(勤勉) 검소(儉素) 친애(親愛) 였다. 근면과 검소는 제조업을 하는 기업들이 애용하는 낱말이다. 그러나 ‘친애’는 결이 다르다. 인본주의의 발원이 바로 이 단어였다. 

정의선 회장이 강조한 인본주의는 앞으로 만들어질 ‘EV 전용 공장’에 그대로 반영된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정의선 회장은 “사람을 위한 모빌리티를 만드는 현대자동차는 비단 고객뿐만 아니라 모빌리티를 만드는 사람, 즉 작업자를 위한 공장 환경을 구현할 것입니다. EV 전용공장의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시스템, AI 등 혁신 기술은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장을 만들어 작업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활용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정의선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50년, 즉 100년의 약속은 “현대자동차가 혁신하는 궁극의 목적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말에 다 담겨 있다. 

정의선 회장은 “당사는 인본주의 가치를 상품뿐만 아니라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장의 사람에게도 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100c@osen.co.kr


강희수(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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