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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훈부 '단소 활용<흥사단 옛 본부 건물>' 홍보도 소통도 부실

설문 조사중이나 참여자 적고
주관 기관 한국에…효과 의문
관리 위탁한 한인단체도 패싱
"3개월째 문의, 답신 없었다"

LA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사진) 개보수 작업 과정이 답보 상태다.
 
한국 정부가 미주 한인을 상대로 단소 활용 방안 수렴을 위해 시행 중인 의견 조사가 홍보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한 데다 위탁 단체와의 소통 부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는 지난달 21일부터 5일까지 단소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온라인 의견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 설문 조사 링크(https://forms.gle/6xxj4Gd2KZ6hPo3q7)는 현재 한인의류협회(KAMA) 등 한인 단체와 8지구 주민들에게 배포된 상태다.
 
LA흥사단 이준학 전 지부장은 “30여 개 한인 단체에 조사 링크를 보냈는데 아직 의견이 많이 모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 단체인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는 보훈부가 올해 초 한국에 설립한 연구 기관이다. 미주 지역 네트워크가 부족해 흥사단, 총영사관 등에 홍보를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인의류협회 한 회원은 “생뚱맞게 협회에서 소식지 형식으로 공지 이메일을 받았는데 단소 활용 방안 조사라 해서 의아했다”며 “어떤 이슈인지 잘 모르니까 조사에 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LA총영사관은 지난 30일이 되서야 급히 홍보에 나섰다. 김혜진 영사는 “보훈부의 코리안 헤리티지연구소 연구원에게 의견 조사 홍보를 부탁받았다”며 “이 연구소는 외국에 있는 한국문화유산을 조사하고 발굴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지난 8월 LA 라인호텔에서 단소 활용 방안 설명회를 열고 단소 유지 및 관리 등을 미주 한인 사회에 위탁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주에 한미유산재단을 설립, 차만재 박사(캘스테이트 프레즈노)를 대표로 선임했다. 〈본지 8월 17일자 A-3면〉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한미유산재단은 단소 개보수 프로젝트와 관련해 유명무실한 상태다.  
 
차만재 박사는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재단에서는 사실상 하는 일이 없다”며 “미주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단소 활용 방안 의견 조사를 시행하는지도 몰랐고 나중에 설문 참여자를 통해 전해 들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보훈부가 의견 조사를 시행하면서 의견을 수렴할 창구 역할을 맡긴 미주 지역 단체와 협의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한미유산재단 측은 단소 관리 방안 등을 두고 이미 수차례 보훈부에 여러 의견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차 박사는 “(보훈부에) 이메일을 여러 번 보냈지만, 답신을 받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미주 한인사회의 인적 교류 등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고 이런 식으로 일 처리를 하는 건 예산 낭비”라고 전했다.
 
실제 보훈부가 한미유산재단의 역할을 복원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2025년 8월)으로 못을 박으면서 향후 이 단체의 역할이 불분명하고, 한인들이 어떤 식으로 단소 운영에 관여하게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본지 8월 18일자 A-3면〉
 
이와 관련, LA지역 한 전직 단체장은 “한국 정부가 단소를 매입했지만, 철거를 막는 데는 한인들의 수고와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단소가 독립운동의 역사 유적으로서 가치를 유지하는 데는 한국 정부와 미주 한인 사회 간의 원활한 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흥사단 옛 단소는 1932년 흥사단 단원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마련한 건물이다. 해방 전까지 한국 독립운동의 해외 거점 기관으로 자금 지원, 교육 등을 위한 흥사단 본부로 사용됐다. 철거 직전에 있던 단소는 지난 1월 한국 정부가 295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보존이 결정됐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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