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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독 또 볼 수 있을까, 추신수 감동시킨 명장의 은퇴…기죽은 선수 밥 사주고, 묵주 선물까지

신시내티 시절 추신수와 대화하고 웃고 있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오른쪽). /OSEN DB

신시내티 시절 추신수와 대화하고 웃고 있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오른쪽). /OSEN DB


[사진]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추신수(41·SSG 랜더스)가 가장 존경하는 메이저리그 감독인 ‘명장’ 더스티 베이커(74)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감독으로 26년간 통산 2183승이라는 화려한 업적만큼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존경받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명장의 퇴장이다. 

베이커 감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은퇴를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4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4-11로 패배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 은퇴설이 나왔는데 이날 베이커 감독이 공식 선언했다. 2020년부터 휴스턴에서의 4년이 감독 커리어의 마지막이었다. 

아내 멜리사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이커 감독은 “야구를 계속하고 싶지만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것이다”며 “4년 전 휴스턴에 처음 올 때도 좋은 팀이었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좋은 팀이길 바란다. 나를 믿어준 짐 크레인 구단주에게 감사하다.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준 휴스턴 팬들과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 코치들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휴스턴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 시절 통산 242홈런을 기록한 외야수로 1981년 LA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한 베이커 감독은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시작으로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를 거쳐 휴스턴까지 5개 팀에서 통산 4046경기 2183승1862패(승률 .540)를 기록했다. 감독 통산 승수 역대 7위로 10번의 지구 우승, 13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의 감독상 3차례 수상했고, 5개 팀을 모두 지구 우승으로 이끈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2013년 신시내티 시절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추신수. /OSEN DB

2013년 신시내티 시절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추신수. /OSEN DB


2013년 스프링캠프 당시 해설위원으로 방문한 허구연 KBO 총재와 악수하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 /OSEN DB

2013년 스프링캠프 당시 해설위원으로 방문한 허구연 KBO 총재와 악수하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 /OSEN DB


지난해 휴스턴에서 감독으로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 베이커 감독은 이런 화려한 업적만큼 선수들에 대한 신망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1년을 함께한 추신수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을 만큼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덕장’으로 유명하다. 추신수는 2013년 베이커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 속에 1번타자 중견수로 활약하며 FA 대박의 발판을 마련했다. 

추신수에 대한 베이커 감독의 믿음을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 2013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서 상대 선발투수인 좌완 프란시스코 릴리아노에게 12타수 1안타로 약한 추신수의 라인업 제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한테 1번타자는 너밖에 없다”며 믿고 기용한 것이 대표적인 일화다. 당시 추신수는 릴리아노에게 4회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출루했고, 8회에는 또 다른 좌완 투수 토니 왓슨에게 홈런을 쳤다. 팀은 2-6으로 패했지만 홀로 2득점을 만들어내며 베이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추신수에게만 이런 믿음과 감동을 준 것이 아니다. 이날 ‘ESPN’의 베이커 감독 은퇴 특집 기사에 따르면 2008~2013년 신시내티에서 6년을 같이 했던 외야수 제이 브루스는 “경기가 끝나면 다양한 배경과 문화, 연령대의 사람 5~10명이 베이커 감독을 기다리곤 했다. 시대를 초월해 보편적으로 멋진 사람이었다”며 “클럽하우스를 지켜보다 누군가 기운이 없어 보이면 가정식이나 남부 음식을 가져와 의자에 놓아주곤 했다.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베이커 감독은 그들이 그걸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사진]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와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와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브루스는 “베이커 감독은 경기장 밖에서도 선수들과 보통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졌다. 시간을 내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을 알아가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단순히 야구팀을 관리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모든 클럽하우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이 만들어낸 문화가 베이커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고 존경을 표했다. 

ESPN은 베이커 감독이 하나의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 때 휴스턴으로 온 외야수 트레이 만시니는 이적 후 51경기에서 1할대(.176) 타율로 부진했는데 포스트시즌 기간 베이커 감독이 성당을 찾아 만시니를 위한 묵주 한 세트를 사서 선물했다. ESPN은 ‘몇 시간 뒤 만시니는 이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휴스턴에서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고, 주전 선수도 아니었지만 베이커 감독은 잊혀질 뻔한 순간에도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고 조명했다. 

때로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지나쳐 냉정하지 못하고, 결단력이 떨어져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선수를 생각한 진짜 스승이었다. 지난 24일 ALCS 7차전에서 3일 전 5차전 선발이었던 저스틴 벌랜더를 쓰지 않은 베이커 감독은 “(2020년) 토미 존 수술을 한 투수이고, 내년 커리어를 생각할 때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건강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지만 부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기고 깊지 않았다”고 말했다. 벌랜더도 “베이커 감독은 대단한 사람이다. 경기장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선수들을 많이 아낀다. 한 인간으로서 그를 알게 된 것에 저말 감사하다. 그와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waw@osen.co.kr


이상학(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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