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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환경물질의 선순환이 땅의 저주를 푸는 열쇠

지난 페루 선교 여행 후 개인적으로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팀 15명의 이름으로 교회 주변에 식수한 나무들이 제대로 성장해 나갈까 해서다. 토질 자체가 워낙 풍화가 덜 된마사토인 데다 평균 강우량이 연 6.9인치에 지나지 않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곧 말라버릴 것 같아서다. 물론 일정 기간 물을 준다지만 목욕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을 생각하면 염치없는 바램이기도 하다.
 
토양은 모재인 암석이 풍화를 받아 잘게 부서진 조각과 이들 조각이 분해되어 만들어진 입자로 구성된다. 그리고 입자 사이의 공간을 서식처 삼아 사는 생물 또는 미생물로 인해 토양이 분해되고 그것들이 내는 분비물과 사체들이 생성하는 합성물질이 식물성장을 이롭게 한다. 이런 혜택을 받은 식물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질소를 땅에 고정하고 이산화탄소를 지상에 배출하므로 인간과 동물에게 유리한 자연환경을 조성해주면 인간과 동물은 생성물질의 소비를 통해 땅을 기름지게 하는, 먹이사슬 같은 환경물질의 선순환이 이뤄져 자연은 풍요롭고 삶의 질은 향상되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 남부대륙 곡창지대를 여행하다 보면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자연과 넘치는 풍요함에 탄성이 쏟아지지만 잠시 후 국경을 넘으면 확연히 다른 생경함에 놀란다. 어떻게 같은 대륙 같은 하늘을 지붕 삼고 있는데 이쪽은 물댄동산, 저쪽은 메마르고 황폐한 가시덤불과 엉겅퀴에 선인장만 가득하단 말인가?
 
창세기에 인류 조상 아담의 범죄 때문에 하나님이 땅을 저주하는 장면이 있다. 한 사람의 죄로 인해 철 따라 고운 열매를 소산케 했던 땅이 이제 가시덤불과 엉겅퀴로 만연하면서 아담의 후예인 우리는 종신토록 땀 흘려 수고하는 죗값을 치르며 살아야 한다. 설마 땅이 하나님의 저주 대상!!! 싶지만, 한때 찬란한 가톨릭 문화를 꽃피웠던 동유럽제국이 공산화된 뒤 땅이 황폐해져 소출이 반감하더라는 어느 목회자의 증언과 해방 전 남한을 압도했던 북한이 김일성 이후 먹을 것이 부족하여 아사자를 내는 현실은, 땅조차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과거 한국 땅은 지금의 페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벌거벗은 산과 메마른 들판은 비만 오면 홍수로 인해 살던 집과 논밭이 흙탕물에 휩쓸려 가는 환경물질의 악순환이 조상 대대로 거듭되었다. 그러다 70~80년대 교회가 부흥되면서 수백만 시민이 매년 몇 번씩 5·16 광장에 모여 국가를 위해 기도하였고 1000만 교인은 새벽마다 하늘의 하나님께 매달려 참회의 눈물을 쏟았다. 그 기도와 믿음이 하늘을 감동케 했던지 몇 년이 못 가 거짓말처럼 고국 산하는 밀림처럼 변했고 논밭은 소산으로 차고 넘쳐 이제는 쌀소비를 어떻게 장려할까를고민하는 실정이다.
 
미국 땅도 콜럼버스 이후 백수십 년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로 인해 정착촌 건설에 여러 번 실패했지만 1620년 청교도가 바른 신앙 위에 나라를 세우자 땅은 소산으로 넘쳤고 인디언은 우군이 되었으며 기후는 이른 비와늦은 비를 골고루 내리는 복된 땅으로 변해 우리조차 이곳으로 옮겨왔지 않는가?
 
남미 페루 땅이 지금은 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메마르고 황폐한 땅일지라도 소망이 있음은, 우리의 기도대로 머지않아 풍요의 땅으로 변할 것이란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15그루의 우리 나무도 만차이 산하를 푸르름으로 바꿔 가는 하나의 밀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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