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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워터멜론’ 려운의 타임슬립 날갯짓, 어떤 폭풍 될까? [김재동의 나무와 숲]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김재동 객원기자]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 현재를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쯤 떠올리는 공상이다.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극본 진수완,연출 손정현·유범상)은 그 공상을 구현한 드라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면 더 그럴싸한 현재를 맞을 수 있을까? 드라마 6화 예고에서 마스터(정상훈 분)는 과거로 돌아온 은결(려운 분)에게 말한다. “손님이 이곳에 온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타임슬립물에 필수적인 나비효과 얘기다.

2023년에서 1995년으로 타임슬립한 은결은 동갑내기 아버지 하이찬(최현욱 분)을 만난다. 2023년의 아버지(최원영 분)는 농인였었는데 1995년의 하이찬은 듣고 말한다. 선천적 농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은결은 당연히 이찬에게 닥쳐올 실청(失聽)을 막을 결심을 한다. 그래서 아빠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 본인이 1995년으로 온 이유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는 엄마(서영희 분)를 수어학원에서 만나 한 눈에 반했다고 말했었다. 만약 이찬이 실청하지 않아 수어학원을 가지 않으면 엄마를 만날 수 없고, 은결 자신과 형 은호(봉재현 분)는 태어날 수 없단 말이 된다. 그러니 당면 과제는 아직 소재 파악이 안된 고교생일 엄마와 아버지 이찬을 미리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하지만 은결이 모르는 사실은 엄마와 아빠가 이미 만났으며 전해 들은 얘기와 달리 고교시절 엄마 윤청아(신은수 분)가 먼저 하이찬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를 모르는 은결로서 더욱 걱정되는 사실은 이찬이 엄마가 아닌, 회귀 전 자신이 아줌마(이소연 분)로 불렀던 최세경(설인아 분)에게 반해 있단 사실이다. 은결로선 이찬으로부터 세경을 떼어내고 빨리 엄마를 찾아 엮어줄 사명이 생긴 것이다.

다행히 최세경은 아빠 이찬에게 제법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임을 확인했다. ‘밴드 공연’이란 최세경과의 약속을 미끼로 놀기 좋아하는 이찬을 기타와 공부의 길로 이끌 수 있었다. 더욱 좋은 것은 최세경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회귀 전 듣기로 최세경은 미국 유학 길에 오른 후 비바 할아버지(천호진 분)의 부고를 듣기 전까지 한 번도 귀국한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찬이 세경을 만날 일도 없으며 최세경의 유학 소식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이찬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세경이 돌아와 있었다. 길거리에 노점을 펼치고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으로. 도대체 왜? 세경이 답했다. “죽으려고 왔어. 미국에 갔더니 아빠한테 여자가 있더라고. 엄마는 시한폭탄 같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고. 그럼 또 술을 마시고 나한테 집착할 테고. 난 또 엄마의 인형처럼 살아야겠지.” 그러니 그 모든 것에 질색해 돌아왔다는 말이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그렇게 과거에 없던 일이 생겨 버렸다. 그럼에도 이찬과 세경이 계속 이어지면 안된다. 그리 되면 엄마도, 은결도, 은호도 사라질 수 있다. 서둘러 이찬에게 가던 길, 은결은 공중전화 박스 옆에 비를 맞은 채 주저앉아 있는 청아를 발견하고 우산을 건넨다.

한편 청아는 이찬에게 폭언을 듣고 의기소침한 상태다. 이찬은 자신에게 전해진 콘서트 초대장과 짧은 편지를 세경이 보낸 것으로 오인했다가 망신을 당했었다. 그 기억에 청아에게 모진 말을 뱉어냈고 대꾸없는 청아에게 “귀 먹었냐?”는 말로 비수를 꽂았었다.

그 슬픈 순간 은결이 건넨 우산. 그냥 버리려던 우산엔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란 글귀가 적혀있었다. 그래, 삶이 이찬을 내게 보내줬다면 적어도 그에게 내 마음 정도는 전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되돌아간 길. 그 앞엔 은결이 석상처럼 멈춰서 있고 청아도 마찬가지 이유로 멈춰서야 했다. 두 사람의 시선 끝엔 이찬과 세경이 해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뇌리를 울리는 같은 말 “늦었다!”

타임슬립이란 인간의 상상이 만든 초자연적 설정이다. 따라서 설정 자체에 일말의 개연성도 없다. 개연성 없는 설정을 전제로 출발하다 보니 상상력을 극대화해 감동적이거나 드라마틱한 상황을 쉽게 연출할 수 있다. 지난 해 방영한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성공도 그런 연유에 기인한다.

그렇다고 개연성을 포기해선 드라마도, 영화도, 소설도 안된다. 결국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여 바꾼 과거가 의도대로 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를 개연성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손님이 이곳에 온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마스터의 말처럼 은결이 1995년에 도착한 순간 나비의 날갯짓은 시작됐다. 어딘가에서 허리케인으로 변할텐데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개연성있게 그려낼 지가 관건이다. 그러니 ‘반짝이는 워터멜론’ 넌 어쩔 것이냐?

/zaitung@osen.co.kr


김재동(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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