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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앤디 김이 뚫으려는 또 하나의 유리천장

김동필 논설실장

김동필 논설실장

한인 사회에서 1992년은 여러 의미가 있는 해다. 그해 4월29일 LA폭동이 벌어졌고, 11월에는 한인 최초의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아픔과 기쁨이 교차했지만 두 가지 모두 미주 한인 이민사에 큰 전환점이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LA폭동은 한인 사회가 정치력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폭동의 최대 피해자는 한인이었지만 우리의 하소연을 제대로 들어주는 곳은 없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정치력 부재가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전까지는 그저 열심히 살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폭동 사태를 겪으며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이런 시기에 ‘김창준, 한인 최초로 연방하원의원 당선’은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더구나 이민 1세로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었던 그가 연방하원 입성까지 성공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런데 1999년 김 의원이 은퇴하면서 한인 연방의원의 명맥도 끊겼다. 하지만 도전은 이어졌다. 연방의회 진출은 아니었지만 시의원, 시장 등 지역 정부 차원의 한인 선출직 공직자가 속속 배출됐다. 이런 자양분 덕에 2018년, 20년 만에 한인 연방하원의원이 다시 탄생했다. 뉴저지주에서 36세의 앤디 김이 현역 의원을 꺾고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이다. 젊고 유능한 2세 정치인의 등장이었다. 이후 한인들의 정계 진출은 더 활발해졌다. 마침내 2020년 선거에서 동시에 4명의 한인이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리고 이들 모두 2022년 선거에서 재선 혹은 3선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는 LA폭동 이후 줄기차게 외쳤던 ‘한인 정치력 신장’의 결실 가운데 하나다.  
 
정치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인 정치인을 키우고, 투표장을 찾고,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인 사회가 영향력 있는 소수계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한인 정치인을 열심히 후원한 분으로 고 홍명기 회장을 꼽을 수 있다. 본인은 공화당원이었지만 한인 후보 지원엔 당적을 가리지 않았다. 생전 홍 회장은 “공화당 측으로부터 공화당원이 왜 민주당 후보를 돕느냐고 싫은 소리도 듣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정치력이 중요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인 사회 정치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가 왔다. 앤디 김 의원이 뉴저지주 연방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하원 3선으로 중견 의원 반열에 오른 그의 출마 발표인 만큼 정계에서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각 주에서 2명씩 선출하는 연방상원의원은 하원의원과는 중량감이 또 다르다. 한인은 물론 아시아계 전체로 봐도 연방상원의원은 아직 ‘좁은 문’이다. 상원 역사에서 아시아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현역인 매이지 히로노(하와이), 태미 더크워스(일리노이) 의원 등 2명을 포함해 총 9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앤디 김의 도전은 의미가 있다.  
 
앤디 김 의원은 능력 있고 열정적인 정치인이다. 그는 출신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한인 사회와 한국 관련 이슈들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가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던 것은  2021년 1·6 의사당 난입사태 때다. 대부분의 의원이 폭도들을 피해 피신하기 바빴던 당시 그는 손상된 의사당 내부를 청소하며 의사당을 지켰다.  
 
뉴저지주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민주당 내에서 이미 많은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이다. 그만큼 내년 3월 예비선거를 향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앤디 김 의원은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도전은 120년 미주 한인 이민사에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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