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혐오는 잘못된 선입견·경계심 표출”
창간 49주년 특별 기획: 혐오에 맞서다. 워싱턴DC ②
마크 다카노 연방 하원의원
“지도자 무능 아시안에게 돌려
팬데믹 때 아시안 혐오 극대화”
한인 리더 안창호·홍명기 존경
마크 다카노 연방 하원의원은 이렇게 규정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한 리더들이 이를 아시아 국가들의 책임으로 떠넘겼고 사회적으로 아시안 기피, 외국인에 대한 피해 의식을 양산했다는 것이다.
다카노 의원은 한인 이민의 태생지인 리버사이드(41지구, 39지구)에서 2013년 이후 줄곧 활동해왔다. 1960년 리버사이드에서 태어난 그는 선조들이 전쟁 중 강제 수용됐던 아픔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그는 23년 동안 교사로 일하다 아시안 중 동성애자로 연방의회에 처음 진출한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올해 초에는 베트남 참전 한인에 대한 지원안 ‘VALOR(밸러) 법안’을 통과시켜 주목받았다.
지난주 연방 의사당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그와 만났다. 그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홍명기 회장 같은 인물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친 교사 출신이다. 아시안 증오 범죄의 뿌리는 어떻게 이해하나.
“전시 일본인 수용은 전형적으로 아시안들에 대한 두려움이 극화된 경우다. 미국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1860년대에 통과된 수정헌법 14조(속지주의 원칙으로 흑인 노예 후손에게 시민권 허용)에 따라 1880년대에 미국 태생 중국인 그룹이 소송을 제기해 시민권을 받기 전에는 1세 이민자들과 아시안 자녀들은 ‘2등 시민’이었다. 1900년대 초기까지 아시안들은 이민 허용이 안 됐으니 경제활동, 주택구매 등에서 모두 배제된 것인데 이런 차별과 경계가 증오 범죄의 태동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소송으로 가주 내 첫 아시안 소유가 된 집이 이제 사적지로 보호받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인 주키치 하라다가 1910년대 주택 소유 등록을 할 수 없어서 갓 태어난 아들의 이름으로 등록했는데 아들이 사망했다. 합법적으로 소유권 이전을 받을 수 없었던 하라다는 당시 외국인의 주택 소유가 금지됐던 가주 헌법에 맞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당시 하라다의 집은 현재 연방 정부 사적지로 지정됐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하라다는 전쟁 발발 후 일본인 수용소로 가야 했고 자녀들은 미군으로 입대해 총을 들어야 했다.”
-70~80년대의 아시안은 미국에 무엇이었나.
“50~60년대는 전쟁과 같은 국제적인 갈등 속에서 아시안들을 바라봤고, 이후 록펠러 센터를 일본인이 사고, 일본과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들이 대거 미국에 수입되면서 경계심은 증폭됐다. 제조업이 모두 중국으로 가던 시기다. 이때 디트로이트에서 빈센트 친 살해 사건이 터졌다. 일본인을 혐오했던 백인들이 길거리에서 무고한 중국인을 살해한 것이다. 아시안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경계심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2020년 팬데믹의 현실에서 아시안에 대한 혐오감은 극대화됐다. 국가 지도자가 무능의 책임을 죄 없는 길거리 아시안들에게 돌린 탓이다.”
-범죄 현황에 대한 수치 축적이 없는 것도 문제다.
“맞다. 지역구에서 크게 보고된 혐오 범죄가 없는 듯해서 다행이다. 하지만 신고 시스템과 함께 범죄 수치가 연방에 보고돼 관련 입법에 영향을 줘야 한다. 하지만 아직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큰 문제다.”
-지난해 지역 주, 연방 의원들이 모여 범죄 척결을 결의한 바 있다.
“이후 연방법무부가 관련 기소 조치를 늘리고 데이터 마련에 필요한 조치들을 하겠다고 알려왔다.”
-차별에 맞선 노력의 일환으로 정치력 신장과 커뮤니티 지원을 이야기하며 한인사회 안창호 선생과 홍명기 회장을 언급했다.
“미주 한인사회의 초기 리더이자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도산 안창호 선생이 계신 곳을 대표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작고하신 홍명기 회장님도 큰일을 하신 분으로 존경한다. 동시에 베트남 참전 한인 재향군인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일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미국은 베트남 참전 한국군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글·사진=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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