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귓볼’일까, ‘귓불’일까
부처님을 형상화한 석가모니상은 만든 이에 따라 모양이 각기 다르다. 그런데 석가모니의 모습을 떠올릴 때 대부분의 사람이 마음속으로 그리는 신체 부위가 하나 있다. 바로 귀다. 두툼하고 길게 늘어진 귀가 석가모니상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 하나. 귓바퀴 아래에 붙어 있는 살을 뭐라 불러야 할까?‘귓볼’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뺨’을 의미하는 ‘볼’을 연상해서인지 ‘귀’와 ‘볼’이 만나 ‘귓볼’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귓볼’이 아니라 ‘귓불’이 바른말이다. “귓불이 참으로 복스럽게 생겼다”처럼 ‘귓불’이라고 해야 한다.
귀와 관련해서는 ‘귓밥’도 잘못 쓰기 쉬운 단어다. 귓구멍 속에 낀 때인 ‘귀지’를 일반적으로 ‘귓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귓밥’은 귓바퀴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을 가리킨다. 즉 ‘귓밥’과 ‘귓불’은 의미가 같은 동의어라 할 수 있다. 강원·전남·제주 등에서는 ‘귀지’를 ‘귓밥’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사투리일 뿐이다.
그럼 귀지를 파내는 도구는 뭐라 불러야 할까. ‘귀지개·귀쑤시개·귀후비개’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귀이개’가 바른 표현이다. 귀이개는 ‘우비다·후비다’의 옛말인 ‘우의다’가 붙은 ‘귀우개(귀+우의+개)’가 변한 말이다. 따라서 “귀이개로 귀를 팠다” 등과 같이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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