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벌에 쐬였을 수 없는 이유
야외 활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벌이다. 여름철에는 특히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이므로 벌에 쏘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지난 주말 산에 갔다가 벌에 쏘였다”거나 “벌에 쐬어 숨지는 사람도 있다” 등에서와 같이 벌이 침으로 사람의 살을 찔렀을 때 ‘쏘였다’ 또는 ‘쐬었다’는 형태의 표현을 쓴다. 둘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둘 다 바른 표현이다.
‘쏘이다’는 ‘쏘다’에 피동형 표현을 만들어 주는 접사 ‘-이-’를 붙여 만든 피동사다. ‘쐬다’는 ‘쏘이다’를 줄여 쓴 말이다.
‘쏘이다’를 과거형으로 활용할 땐 ‘쏘이+었+다’, 즉 ‘쏘이었다’가 되고 이것을 줄여 일반적으로 ‘쏘였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쓰는 데 별문제가 없다. ‘쐬다’가 문제다. ‘쐬다’를 과거형으로 활용하는 경우 ‘쐬었다’인지 ‘쐬였다’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쐬다’에 과거를 나타내는 어미 ‘-었-’을 붙이면 ‘쐬+었+다’가 된다. 따라서 ‘쐬었다’고 해야 한다. ‘쐬였다’는 ‘쐬+이+었+다’ 형태로 불필요하게 ‘-이’가 들어간 것이므로 바른 표현이 아니다.
‘쏘이다’와 ‘쐬다’의 경우 ‘-어’를 붙여 활용할 때도 잘못 쓰기 쉽다. ‘쏘이다’에 ‘-어’를 붙일 땐 ‘쏘여(쏘이+어)’라고 대체로 바르게 표현한다. 그러나 ‘쐬다’에 ‘-어’를 붙여 활용할 때는 ‘쐬여’라고 잘못 쓰는 사람이 많다. ‘쐬+어’이므로 ‘쐬어’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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