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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Z세대의 돈은 어디로 가고 있나

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최근 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틱톡 동영상이 있다. 고가의 옷을 몇 번이나 입을 수 있을지 예상해서 가격을 그 횟수만큼 나누는 ‘착용 횟수당 가격(cost-per-wear)’ 구매법을 소개한 내용이다. 젊은 층 가운데는 이 방법을 명품 의류 구매에 적용하기도 한다. 만약 100달러짜리 바지를 구매해 10번 입는다면 한 번 착용에 10달러, 100번을 입는다면 한 번에 고작 1달러만 지불하는 셈이다. 얼핏 보면 미래를 위한 투자, 또는 합리적 소비 행위로 볼 수 있지만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트렌드라는 지적도 나온다.  
 
요즘 젊은 층의 경제생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고 있다. 저축 대신 무리한 소비를 한다거나 일확천금을 바라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의 투자를 좋아한다는 등의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관심을 끈 ‘밈(meme)’ 주식 투자도 그중 하나다. 투자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나도는 정보에 의지해 투자하는 것이다. 2년 전 관심을 끌었던 게임스탑 주식이 대표적 예다. 이런 트렌드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파산설이 나돌던 음식 보관 용기 업체 터퍼웨어의 주가가 약 2주 만에 0.61센트에서 8배 가까이 폭등, 5.38달러까지 오른 것이다.    
 
어느새 정부에서도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한 암호화폐와 NFT(대체불가토큰) 투자도 한 종류다. 이들 자산은 반등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찾을 수 없고 화제성의 규모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하다는 문제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비트코인은 지난 2021년 6만4000달러를 돌파했지만 현재는 약 2만6000달러(25일 기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이런 특성은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많은 MZ세대가 이 같은 성향을 보이는 것은 시대적 영향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모세대가 겪는 어려움을 보며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에게는 자본주의의 일반적인 원칙을 기피하는 모습이 있고 정치나 금융 엘리트들을 신뢰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대신 빠른 정보 교류를 통한 투자 방식이 이들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FOMO(fear of missing out)’도 여기에 일조했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만한 황금 광맥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세대는 선배 세대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일찍 시작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투자전문가 교육 기관인 CFA 인스티튜트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82%가 21세 이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이 중 25%는 18세 이전부터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필요 은퇴자금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현상은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지난 4월 발표한 직장인 은퇴연금(401(k)) 가입 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자료에 따르면 2006년과 2021년 사이 18~24세(Z세대)의  401(k) 가입률을 살펴봤을 때 2021년 Z세대 가입 비율은 62%로 15년 전 30%에 비해 32%포인트나 높았다. 25~40세(밀레니얼 세대)에서도 2021년 가입률은 83%로 2006년의 57%에 비해 26%포인트가 높았다.  
 
Z세대는 성인이 되자마자 팬데믹,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인터넷 3세대인 웹3.0의 과도기 세대다. 선대 세대가 겪은 과거와 이들이 겪은 과거는 다르다.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 또한 분명 다를 것이다. 그들의 소비, 투자 성향에 대한 비판에 앞서 그들이 생각하는 현재와 미래는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가끔은 세대를 넘어 그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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