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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빌려쓰는 오늘

"우리는 조상으로부터 지구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손으로부터 지구를 빌려 쓰는 것이다."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이 말은 1971년 웬델 베리가 최초로 쓴 표현이 변화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우리 것이 아니라 우리 자손들의 것이기도 하다는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고, 잊지 말아야 할 생각이다. 우리의 계획이 아무리 멋져 보여도 미래 우리 자손들을 생각하며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어떤 이는 "빌려 쓰는 것인데 갚을 능력이 없다면 이는 도둑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게 갚을 능력이 있을까. 오용하고 파괴할 능력은 충분히 보여주었지만, 회복하고 복구할 능력이 우리에게 정말 있을까. 근본적으로 묻는다면 지구가 본래 우리와 우리 자손 것이었는가.
 
돌이켜 보면 우리 것으로 생각하는 여기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우리가 겪는 '우리의 위기'를 '지구의 위기'라고 말하는 것만 보아도 우리 마음 밑바닥에는 지구의 주인이 당연히 우리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지구는 아쉬울 것이 없다.
 
출발선을 다시 그어보자.
 
"주님이시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님께 속하였으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님의 것이로소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또는 우리 자손의 것을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을 쓰고 있다. 그러니 지구를 고치려면 하나님을 생각하며 계획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청지기다. 그런데 이 말은 자주 하나님 것이니 조심 또 조심하며, 항상 주인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우리가 빌려서 쓰는 것이 어떤 나라인가. 우리가 망치고 파괴할 세상이 아니다. 영원한 하나님의 세상이고 하나님의 나라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선하고 아름다운 나라를 오늘 구하고, 오늘 즐기며, 오늘 누린다.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이 왜 먹고 마시는 것에 앞서는가. 먹는 것보다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라는 비장한 군사가 되는 것이 다는 아니다. 의롭고 아름답고 선한 하나님의 나라를 지금 맛볼 수 있으니, 무엇보다 복된 것이다.
 
우리는 조상에게 오늘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로부터 오늘을 빌려 쓰고 있다. 그러므로 선하고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를 오늘 맛본다. 하늘의 청지기는 근엄한 창고지기가 아니다.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빛나게 하는 빛이고 소금이며 세상을 참으로 즐거워할 줄 알고 아름답게 만드는 이들이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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