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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중력파

박종진

박종진

사람은 눈이 없으면 사물을 볼 수 없지만, 가시광선 파장 너머의 전파를 사용하는 모기나 박쥐, 그리고 레이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까지 감지한다. 물론 우리가 무엇인가를 볼 수 있게 하는 빛도 전자기파의 한 부분이다. 그런 식으로 모든 물질은 전자기파에 반응하고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 전자기파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우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소위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체의 4%에 지나지 않는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 과학자들의 추산으로 우주는 아직 우리의 과학 기술이 밝히지 못한 암흑물질이 22%, 그리고 암흑에너지가 74%쯤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주의 96%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 나머지 4% 중 성간 가스 3.6%를 빼면 별을 포함하여 눈에 보이는 것은 고작 0.4%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수명을 다해서 죽어가는 과정에 있는 별은 거의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물질은 우주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거의 없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력파란 쉽게 말하자면 우주 저 먼 곳에서 블랙홀 같은 거대한 질량을 지닌 천체에 변화가 생길 때 중력이 우주 공간으로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 파동을 말한다. 상대적 시공간에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을 다루던 뉴턴 물리학에서 그런 개념조차 없었다. 1915년에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추측되기는 했지만, 그 측정이 너무 어려워서 오랫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하다가 딱 한 세기 후인 2015년에 관측에 성공했다. 그 공로로 중력파를 발견한 사람들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우주 공간에서 질량이 큰 물체가 폭발하거나 충돌할 경우 그 결과 중력의 변화가 생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이런 중력의 변화가 시공간을 흔들 것이고 그런 출렁임이 파동으로 퍼져 나갈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파다. 하지만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그런 미미한 파동을 관측할 수 없어서 그 후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것이 한 세기가 지나서 관측 장비가 개발되자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아인슈타인답다.
 
만약 전자기파에 의한 통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중력파를 이용한 통신이 개발될 경우 엄청난 통신 혁명을 맞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 속에 이상이 생긴 경우 외과적인 수술로 몸을 열어보지 않고도 X선의 도움으로 몸 속을 촬영하여 진단하는 것처럼 중력파는 물질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항성의 내부라든가 심지어는 블랙홀도 관측할 수 있다.  
 
갈릴레이 이후 향상된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우리는 밤하늘을 살폈다. 그러나 광학 망원경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후 인류는 지구 대기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전파를 이용한 망원경으로 우주 구석구석을 뒤졌다. 그 유명한 허블 천체망원경이 가시광선을 이용한 것이라면, 이번에 발사한 제임스 웹 천체망원경은 적외선을 이용한 망원경이다. 이 두 망원경은 지구 대기층의 영향을 피하려고 우주 공간에서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만약 중력파를 이용한 천체망원경이 개발된다면 중성자별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으며 빅뱅에 대한 더 확실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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