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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 더 커져…교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대형교회 중 75% '교인 증가'
팬데믹 기간 교인들 유입돼

소형교회만의 역할과 장점
대형교회 자본 등과 맞물려

합병 통해 교계 토양 재편 중
기독교의 기업화 우려 목소리

팬데믹 사태 이후 대형 교회로의 교인 유입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형교회와 대형교회가 합병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LA한인타운내 다인종 대형교회인 오아시스 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진 기자

팬데믹 사태 이후 대형 교회로의 교인 유입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형교회와 대형교회가 합병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LA한인타운내 다인종 대형교회인 오아시스 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김상진 기자

교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영방송 NPR이 전국적으로 문 닫는 교회가 늘면서 대형 교회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대형 교회로의 교인 유입 현상은 그에 따른 장단점을 반영하고 있다. 
 
갈수록 기독교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합병 또는 대형 교회로의 교인 유입은 교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도 결국은 기업화된 교회가 교계의 토양을 잠식한다는데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국적으로 교인 출석률이 급감하고 있다.

 
하트포드대학 산하 종교 연구소인 페이스커뮤니티투데이(FCT)는 최근 전국 교회들의 평균 예배 참석률을 조사해 발표했다.
 
FCT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국 교회들의 주일 예배 '중위(median)' 참석 인원은 65명이었다. 이는 2000년(137명)과 비교하면 50% 이상 급감했다.
 
FCT 보고서에는 "전국 35만개의 신앙 공동체 중 최소 17만5000곳의 교회 출석 인원이 65명 이하라는 의미"라며 "교회 참석 인원의 감소는 지난 20년 사이 점진적으로 계속돼 왔는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소규모 교회는 팬데믹 사태와 함께 운영 등에 있어 부담이 가중됐다. 방역 등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교인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 디지털 시스템이 미비한 소규모 교회의 경우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도 여의치 않았다.
 
NPR은 이와 관련해 "소규모 교회들의 현실과 달리 출석 교인 2000명 이상인 대형 교회의 경우 팬데믹 이후 75% 이상의 교회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뉴욕을 중심으로 현재 7개의 캠퍼스 교회를 운영중인 '리퀴드 처치(Liquid Church)'는 팬데믹 이후 교인 수가 6000명으로 늘어났다.
 
교인 말레나 바메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란 전통적인 신앙 공동체보다 좀 더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찾고 있었다"며 "리퀴드 처치에 오자마자 밀레니얼과 Z세대가 많은 것을 보면서 소속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리퀴드 처치는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여러 교회들과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나갔다. 현재 운영 중인 7개 캠퍼스 중 4곳이 소규모 교회들과의 합병을 통해 생겨났다. 합병은 대개 쇠퇴기에 접어든 교회나, 은퇴를 앞둔 목회자를 둔 교회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합병 방식은 대형교회가 운영에 있어 '멀티 사이트(multi-site)' 모델을 채택하게 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즉, 본교회가 주일 설교를 캠퍼스 교회로 송출하고, 교인들은 스크린을 통해 설교를 듣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의미다.
 
대신 본교회는 캠퍼스 교회에 담당 목회자를 파견하고, 해당 교회는 자체 찬양팀 등을 통해 라이브 예배를 진행한다.
 
리퀴드처치 팀 루카스 목사는 "이러한 합병은 마치 '결혼'과 같은데 오래된 교회가 리퀴드처치와 같은 젊은 교회와 힘을 합치는 것"이라며 "새로운 에너지와 비전, 자원 봉사자를 가진 교회와 힘을 합쳐 새로운 교회가 탄생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합병은 쇠퇴 위기에 놓인 소규모 교회가 생존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이러한 방식은 소형교회와 대형교회가 서로 '윈-윈(win-win)'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독교 컨설팅 기관인 언스턱 그룹의 짐 톰벌린 이사는 "대형교회는 교인 수가 늘어나게 되고, 소규모 교회는 역동성을 가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목회자를 얻게 된다"며 "캠퍼스 교회로 파송되는 담당 목회자는 매주 10~20시간씩 설교 준비에 시간을 쓰기보다 그 지역의 교인들만 섬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즉, 대형교회는 '교인'을 얻고,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교회들은 '목회자'를 얻는 셈이다.
 
하트포드대학 스콧 섬마 교수(종교 사회학)는 대형교회를 기업에 비유한다.
 
섬마 교수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소형 교회들은 그들만의 사명을 찾아 대형 교회가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안들을 찾아냈다"며 "반면 대형 교회는 월마트가 소규모 상점을 잠식했던 방식처럼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는 대신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교회가 가진 특별한 역할과 장점이 대형교회의 자본, 인력 등과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이런식의 합병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NPR은 "대형교회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선입견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합병 시 교회간 신학적 견해 상충, 급격한 변화에 대한 거부감, 구조적 변경 등이 종종 문제를 야기한다. 게다가 기업화된 대형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 비윤리적 문제 등이 대중으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섬마 교수는 "어떤 소형 교회는 쉽게 변화를 받아들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기존 멤버를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부 교체하다 보니 부작용도 있다"며 "대형교회 스캔들은 널리 퍼지기 때문에 교회를 '돈벌이' 처럼 느끼게 하는데 부정적인 이미지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대형 교회와의 합병, 교인 유입 등이 새로운 방랑자를 만들어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루카스 목사는 "대형 교회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 때문에 익명의 존재로 들어가서 원하는 만큼 있다가 나오는 소위 '구경꾼'이 될 수 있다"며 "대형 교회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뒷문으로 나가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대형 교회가 성장하고, 소형 교회가 감소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인 서정연(36ㆍ부에나파크)씨는 "팬데믹 때 다니던 소형 교회가 사정이 어려워져서 아이를 데리고 주변 대형 교회로 교적을 옮겼다"며 "대형 교회가 커지는 것은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인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 교육 시설이나 시스템 등이 너무 좋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닐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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