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세척 이름·금액 다시 쓰는 사기 급증
화학약품으로 잉크 지우고
수령자·금액 조작 체크캐싱
지난해 68만건, 94% 늘어
“우편 대신 디지털 결제로”
#. LA 인근에서 투고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평소 렌트 값을 체크로 적어 임대주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최근 임대주로부터 렌트 값을 미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은행 계좌를 확인한 그는 일면식도 없는 타인이 체크를 청구해서 돈을 인출한 것을 발견했다. 박씨는 해당 사실을 은행에 문의했고 체크 사기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우편물에서 체크를 훔쳐서 금액과 수령자 정보를 조작해 금품을 갈취하는 ‘워싱 스캠(washing scam)’ 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체크 워싱 스캠의 가장 흔한 수법은 다음과 같다. 범죄자들은 우선 길거리 우체통이나 아파트의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절도한다. 이중 체크가 담긴 우편물을 찾아내 체크에 쓰인 잉크를 지우는 화학 약품을 사용해 금액과 수령자 정보를 지운다. 이후 도용한 신분으로 개설한 은행 계좌 등으로 입금하거나 체크 캐싱을 통해 현금화한다. 즉, 체크를 세탁하는 것이다. 더욱이 체크 배달 사고를 피해자가 늦게 알아차리게 일부러 금액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이 수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탁한 체크를 다크웹 또는 텔레그램과 같이 수사 당국이 추적하기 어려운 SNS를 통해 돈을 받고 다른 범죄자나 조직에 팔아넘기는 수법도 증가세다. 우편물 절도 및 체크 세탁을 하는 조직과 훔친 체크로 현금화하는 조직이 나뉘면서 당국은 체크 사기 근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체크 사기는 은행 측이 보상하지만, 보상을 받는데, 수개월이나 걸려서 피해자들의 불편함이 크다.
한편 은행권에서도 워싱 스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체크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렌트비같이 매달 입금되는 체크는 패턴화해서 체크 수령인이 다르면 사기로 의심해 고객에게 알리고 있다.
연방 재무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금융 기관들에 2021년 보고된 체크 사기 의심 건수는 35만 건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2022년엔 68만 건으로 94%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체크 워싱 사기를 피하기 위해 ▶은행 앱을 사용해 전자 송금을 습관화하고 ▶은행 입출금 내역을 자주 확인하며 ▶체크의 우편 발송을 피하거나 우체국 내의 우체통에 넣을 것을 당부했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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