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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 이사 왔는데 주택붕괴 날벼락"…롤링힐스 지반 여전히 움직여

"지하로 흐른 물 압력이 원인"

팔로스 버디스 지반 붕괴

팔로스 버디스 지반 붕괴

“이사 온 지 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이게 무슨 난리인가.”
 
남가주의 대표적인 부촌인 팔로스버디스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의 고급 주택 10여 채가 지난 9일 붕괴한 가운데〈본지 7월 11일 자 A-3면〉, 졸지에 집을 잃은 피해자 중 한 가족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의 학군 때문에 이사 왔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프릴·데이비드 지(52) 부부는 11일 LA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페닌슐라 고등학교에 올 가을학기부터 입학해 다닐 수 있게 하려고 두 달 전 토런스에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대피 명령을 듣고 가족과 함께 몸만 빠져나온 뒤 지반이 순식간에 언덕 밑으로 6피트 이상 주저앉는 것을 봤다는 그는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이 지역의 지반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로 나타나 추가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LA카운티 소방국과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시 당국에 따르면 해당 지반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어 인근 16채 주택들을 추가로 감시 중이다. 이날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시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붕괴한 주택은 총 12채로, 파손된 집들은 서서히 계곡 쪽으로 쓸려 내려가는 모습이다. 앞서 LA카운티 소방국은 지난 8일부터 벽 등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한 결과, 붕괴 가능성이 감지되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주민 16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당시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해 남가주 가스컴퍼니와 전력회사는 해당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으나 현재는 붕괴 징후가 없는 주택들에 서비스를 복구하는 중이다.  
 
당국은 이번 주택 붕괴가 지난해 발생한 겨울 폭풍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가뭄 후에 지하로 흘러든 물이 압력을 가하면서 지반을 움직였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일부는 이 지역에 묻혀 있는 수도관이 파열돼 그 영향으로 땅속이 물러져 지반이 무너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원인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남가주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까지 11차례나 폭우가 내려 곳곳에서 물난리를 일으킨 바 있다. 롤링힐스 에스테이트는 대부분 지대가 높아 당시 침수 피해는 없었지만,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방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에는 약 8000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가구당 중위 소득은 2021년 기준 약 16만 달러인 고급 주거지역이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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