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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 혐의 LA 9지구 시의원 프라이스 제명 논의도 미적

시의회 23일 정식 토론 연기
부의장 “급박한지 모르겠다”
여론수렴 후 운영위 소집 전망

못하는 것인가, 안 하는 것인가.  
 
비위 혐의로 카운티와 주검찰의 수사를 받는 커렌 프라이스 LA 시의원(9지구)의 제명 건을 두고 시의회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시민들의 정서와 기존의 전례로 보면 제명 절차를 밟아야 맞지만, 시의회 권력 구조상 제명을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3일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오전에 열려고 했던 회의를 오후로 연기하는 등 내홍을 거듭하다 결국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이유로 정식 토론을 연기했다. 위원회에는 폴 크레코리언 시의장과 마키스 해리스-다우슨 부의장 등 의회 지도부가 포함돼있다.  
 
해리스-다우슨 의원은 지난주 부의장직에 선출되면서 ‘프라이스 제명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제명이 급박하게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답을 내놓은 바 있다.
 
적어도 신임 부의장이 제명안 처리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며 시의회 권력 상위에 있는 일부 의원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크레코리언 의장의 제명안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입장을 보이는 배경에는 프라이스 의원의 적극적인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미 “나는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10월 마크 리들리-토마스는 자신의 수뢰 및 돈세탁 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소명하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사퇴 이틀 후에 시의회는 전체 회의에서 그를 공식 제명했다. 다시 말해 본인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제명은 무리라는 논리가 시의회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명이 늦어지는 것은 한편으로는 ‘시간벌기용’ 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의원직을 조기에 사퇴하면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용의자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리들리-토마스의 경우에도 평소 지인들과 기업인들이 수백만 달러의 재판 비용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본격적인 재판에 대비해 비용과 정치적 대비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명을 요구하는 유권자와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의 대리전 양상도 불거질 전망이다. 벌써 프라이스 사무실 앞에서는 양측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의장 입장에서는 이런 불편한 상황이 지속할수록 시의회 위신이 추락한다고 판단하지만, 대세가 굳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제명을 강행하기엔 부담이 남아있다.  
 
운영위 소속인 노동계 출신의 휴고-소토 마르티네즈 의원(5지구)도 “(의원직 제명은) 철저하고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그는 기존 권력의 부패 사슬을 끊어야 한다며 출마해 당선된 인물이다.  
 
현재 남아있는 절차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9지구 유권자들의 의견과 여론을 취합해 다시 운영위가 소집되는 것이다. 이후 위원회가 제명 추진을 결정한다면 본회의 발의안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로썬 본회의 투표까지는 상황에 따라 1~2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1~2주 동안 시의원들의 눈치작전과 검찰의 추가 발표 여부가 제명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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