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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촉매변환장치

박춘호

박춘호

한국말로는 촉매변환장치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catalytic converter니까 기본적으로는 어떤 상태를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배기 가스를 한번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자동차 하부에 부착된 이 장치가 분실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 장치에는 배기 가스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 들어가 있는데 이로 인해 중고 부품 가격이 비싸다. 어떤 차량에 부착됐었고 어떤 물질이 들어가 있는지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200달러에서 1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도난 당한 이 장치를 다시 부착하기 위해서는 공임비 등을 포함해 1000달러에서 2500달러, 비싸게는 5000달러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최근 시카고 지역에서 컨버터 절도 사건이 폭증하고 있다. 절도 사건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는 범행 자체가 쉽고 오래 걸리지 않으며 판매가 용이해 적지 않은 돈을 쉽게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능숙한 범인들의 경우 컨버터를 차량에서 떼어내는 데 채 1분도 걸리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 범인들은 갱 조직과 연루된 경우가 많다. 컨버터를 중고상에 가지고 가서 현금으로 받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마약으로 댓가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카고 선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시카고에서 모두 1만7000건 이상의 컨버터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절도 사건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크다. 보통 차량 소유주들이 컨버터 절도 사건이 발생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1만7000건 이상의 절도 사건 중에서 실제로 범인을 잡은 경우는 34건으로 고작 0.2%에 불과했다. 절도로 인한 피해 금액만 1700만달러에 달한다.  
 
2019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매달 발생하는 컨버터 절도 사건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의 경우에도 5월까지 2000건 이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2019년의 600건, 2021년의 750건, 2020년의 900건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컨버터 절도 사건은 2022년 여름에 피크를 맞았는데 올해도 현재까지 발생한 절도 사건은 모두 2184건으로 지난해에 비하면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가장 많은 컨버터 절도 사건이 발생하는 지역으로는 웨스트 타운, 아발론 파크, 어빙 파크, 로건 스퀘어, 노스 센터, 로워 웨스트 사이드, 링컨 스퀘어, 니어 웨스트 사이드, 제퍼슨 파크, 애본데일 등이다. 눈에 띄는 것은 살인과 총격 등의 강력 사건의 경우 시 남부와 서부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컨버터 절도 사건의 경우 북부와 북서부 지역에서 많이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절도범들이 가장 많이 노리는 차량도 있다. 포드 F 시리즈 트럭과 쉐비 에퀴녹스, 혼다 CR-V, 토요타 프리어스, 포드 이코노라인, 포드 익스플로어, 뷰익 앙코르, 쉐비 크루즈, 쉐비 트랙스, 혼다 어코드 등이다. 세단이나 SUV, 트럭 등 차량 종류를 가리지 않고 차량 크기 등도 따지지 않는다.  
 
훔친 컨버터는 중간 거래상을 통해 이 장치를 사들이는 매입자들에게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훔친 컨버터임을 숨기기 위해 가짜 문서도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폐차된 차량에서 나왔다고 허위로 작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컨버터는 고철 처리업체로 넘어가 가루 형태로 회수된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지난해 컨버터 절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고 부품 매입업자들로 하여금 컨버터 구입시 관련 자료를 기록하고 100달러 이상은 현금으로 지불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컨버터 절도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일부 차량 소유주들은 컨버터를 쉽게 떼어내지 못하도록 철제 커버를 설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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