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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반물질

박종진

박종진

물질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92가지의 기본 원소(원자)로 된 것을 말한다. 원자는 중앙에 양성자가 들어있는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공전한다. 만약 원자 하나를 잠실 운동장만큼 키워 놓으면 원자핵은 잔디밭 한가운데 위치한 유리구슬 크기 정도 된다. 그리고 관중석 맨 뒷줄쯤에서 좁쌀 크기의 전자가 구슬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이 원자의 모습이다. 그 내부는 아무 것도 없는 진공 상태다.  
 
우리는 편의상 원자핵 속의 양성자 수를 원자번호로 정했다. 수소 원자는 핵 속에 양성자가 하나여서 원자번호 1번이고, 산소는 양성자가 여덟 개여서 원자번호가 8번이다. 수소 원자는 양성자가 하나뿐이어서 괜찮지만, 그 다음 차례인 헬륨부터는 양성자가 두 개 이상이어서 문제가 생긴다. 양성자는 +전하를 갖기 때문에 같은 전하를 갖는 양성자끼리는 전기적으로 서로 밀치게 된다. 이때 강한 핵력이라는 힘이 양성자를 묶어서 이런 척력을 상쇄시킨다. 수소 원자는 양성자(+)가 하나고 그 주위를 도는 전자(-)도 하나여서 전기적으로 안정을 유지한다. 헬륨은 양성자가 둘이므로 주위를 도는 전자도 둘이어서 전하를 띄지 않고 안정적으로 된다.
 
나중에 양성자 속에서 쿼크라는 입자가 발견되어 물질의 최소 단위는 원자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작은 입자라고 바뀌었다. 그런데 1928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폴 디랙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데, 아인슈타인의 E=mc²가 음의 값을 가질 수도 있다는 계산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우주에서 복사되는 빛에서 양의 값을 가진 전자, 즉 반전자가 발견되었다. 전자는 당연히 음의 값을 가져야 하는데 양의 값을 가진 전자가 발견된 것이다. 다름 아닌 폴 디렉이 수학적 계산으로 유도해낸 반입자였다.  
 
그 후 입자가속기에서 음의 값을 가진 양성자를 발견하고 반양성자라고 이름 지었다. 전자와 반전자는 모든 물리적 성질이 똑같고 전하만 반대다. 양성자와 반양성자 역시 그 물리적 성질은 같고 반대로 대전 되어 있다. 나중에 물리학자들은 지구상의 모든 입자는 물리적 성질은 같고 전하만 반대인 상대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성자 하나에 전자가 하나로 만들어진 수소 원자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그런 식으로 우주의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반양성자 하나에 반전자 하나가 합쳐지면 반수소가 된다. 그런 것을 반물질이라고 부르며 이미 실험실에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물질과 반물질이 서로 만나면 바로 빛을 내며 폭발해 버린다는 것이다. 이를 쌍소멸이라고 한다. 이때 같은 양의 핵분열이나 핵융합에 비할 수 없는 막대한 에너지가 나온다. TV 드라마 스타트렉 속의 엔터프라이즈호는 물질과 반물질이 부딪힐 때 나오는 에너지로 비행한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이전 작품 천사와 악마에서 반물질 폭탄이 나온다.  
 
과학자들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반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실험실에서는 가능하지만, 아직 경제성이 없다. 제조 비용, 제조 기간, 보관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꼭 소설 같은 이야기 같지만, 엄연히 과학적인 사실이다. 벌써 반전자(양전자)를 이용한 단층촬영장치가 암이나 뇌 질환 검사에 쓰이고 있고, 양전자 단층촬영스캐너가 개발되어 더욱 선명한 환부 영상을 얻고 있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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