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SNS 중독, 못 하게 하는게 답?…"잘 싸우는 부모는 안다"
실내·외에서 마스크 없이 오랜만에 맞는 가정의 달입니다. 황금 연휴 기간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챙겨봅시다. 중앙일보가 서울대병원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연령대별 ‘슬기로운 건강 체크리스트’ 4가지를 골랐습니다. 첫 번째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붕년 교수와 알아본 10대의 ‘슬기로운 온라인 생활’입니다.청소년기는 자기 정체성이 단단하게 세워지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자아를 찾고 싶어 하는 시기다. 이런 10대 아이들에게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고 다양한 아바타를 캐릭터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온라인 세상 속에 지나치게 자신을 투사한다면 가상 세계의 자신이 진짜 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커지며 현실에서 적응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게임·SNS 과몰입…대안 활동 만들자
동반된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문제가 있거나 우울·불안·충동 조절 문제가 있으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현실에서의 적응 어려움으로 생긴 낮은 자존감을 보상받으려는 마음이 원인인 경우 부정적 인지구조의 왜곡을 교정하고, 가정과 학교에서의 적극적인 사회적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방과후 시간에 게임 이외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부모와 아이가 각각 쓰고 함께 토론, 계획하는 ‘대안 활동’들을 만들어 부모와 아이가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다.
청소년 자녀가 대안 활동으로 성취감을 느끼면 현실에서의 적응이 호전되고, 자기 조절에 대한 관념이 조금씩 생기며 게임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은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의 세계를 경험하고 적응하는 과정일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아바타를 활용한 사회·직업·경제적 활동을 경험하는 일 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은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게임을 통제하고 못 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게임 세계를 통해 부모도 청소년 자녀와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열린 자세와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SNS에서 비교하다 자존감 낮아지기도
또한 10대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인플루언서들을 향한 의존성이 높으며, 성인들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많다. 이 때문에 청소년의 취약성을 이용하려는 나쁜 성인의 의도적 접근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최근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SNS로 옮겨오는 경향도 큰 문제다. SNS에서의 따돌림은 시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더 집요하다. 또 글자로 남기 때문에 따돌림 당한 아이들은 그것을 보면서 더 많이 곱씹고 2차, 3차 피해를 받기 쉽다.
SNS로 인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에게 정서적 충족감을 주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SNS의 장점과 위험한 점을 얘기해 주고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부모를 찾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다.

아이와 잘 싸우는 게 해결 실마리?
단, 자녀를 이기거나 찍어 누르기 위해 싸우지 않아야 한다. ‘까불지 마’라는 독재적 태도로 싸움을 시작하면 아이와 ‘잘 싸울’ 수 없다. 서로 입장과 의견이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하고, ‘왜 그럴까?’, ‘어떻게 해야 하면 좋을까?’와 같은 질문에서 솔직한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동등한 위치에서 싸우고, ‘파워스트러글(Power Struggle·권력투쟁)’이 아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아이가 말하지 않는 문제를 수면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싸운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그러면 부모-자녀 모두가 그 싸움에서 승자가 된다.
황수연(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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