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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출연 막고 네이버 차단한 中…'혐한 기사' 2개면 도배했다

그룹 씨앤블루 맴버 정용화(오른쪽 끝 사진)가 중국 캐스팅 연예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화면. 바이두 캡쳐
중국이 한·중 관계의 정상화에 역행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들어 한국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접속이 차단됐고, 중국 연예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 연예인을 되돌려 보내는가 하면, 국수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난하는 기사를 무더기로 냈다.

지난 22일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이 막히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교민들의 불만이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부쩍 늘었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18년 10월 네이버의 카페와 블로그 접속을 막았고, 2019년 1월부터는 포털사이트 다음도 차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접속이 공식 차단됐다.
메신저 카카오톡 역시 현재 정상적인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한 교민은 “중국과 우호를 원하고 중국 입장에도 균형적 입장을 취하려는 재중 한국인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24일 중국 인터넷 망으로 접속한 한국 포털 네이버 홈페이지. 화면이 정상적으로 뜨지 않는다. 네이버 캡처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네이버 차단 여부를 묻는 한국 특파원에게 “당신이 언급한 보도를 주목하지 않았다.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다만 네이버 관련 질의응답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해 차단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공개했다.

그룹 씨앤블루의 멤버이자 배우인 정용화가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의 최신 연예 프로그램인 ‘화이팅 신입생 1반’ 출연을 위해 지난 17일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베이징 당국의 불허로 사흘만인 20일 서울로 돌아갔다고 중국 연예매체 써우후(搜狐)가 23일 보도했다. 베이징시 방송총국은 질의 답변 형식으로 “외국 국적 연예인의 프로그램 촬영은 지방정부 심사 후 국가방송총국의 비준이 필수”라며 “한국 연예인 정용화의 아이치이 프로그램 제작 신청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수 정용화가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자신의 중국 SNS에 올린 사진. 24일 현재 팬들의 댓글이 1만 여건 올라와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팔로워 630만 명의 정용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지난 17일 베이징 입국 사진을 올린 게시물에는 중국 팬들이 환영의 뜻을 밝힌 뒤 이후 출연 무산을 아쉬워하는 댓글이 1만 건 넘게 올라온 상태다.

24일 혐한 기사를 두 개 면에 걸쳐 실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지면. 신경진 특파원
환구시보, 혐한 기사로 두 개 면
중국의 국수주의적 태도를 그대로 드러내온 환구시보는 24일 두 개 면에 한국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하며 중국 내 혐한(嫌韓, 한국 혐오) 여론을 조장했다. 신문은 이날 7면에 “잘못된 길 찾은 ‘초보 외교’”, “‘미국의 한국’ 속성 늘었을 뿐 줄지 않았다”, “신변의 문제 해결 홀시했다” 등 한국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 비전을 비난하는 기사 세 편을 게재했다. 기사는 중국내전문가와,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한국 언론 및 인사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이 사실상 미국 수요에 맞춰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3면에는 ‘미국 철수 이후’라는 문패와 “한반도에서 주력이 철수한 뒤 미군은 배고픔과 폭탄만 남겼다”는 제목으로 지난 1953년 한국전쟁 직후를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대형폭탄, 생화학오염”, “암살, 망명”이란 소제목을 통해 중국 독자에게 혐한 의식을 조장하고 미군 철수라는 중국의 희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이미 지난 4월 26·30일과 5월 3·4일 자에 한국의 대통령과 외교 정책을 저속한 표현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연속 게재했다. 이에 주중국 한국 대사관이 지난 4일 “해당 보도는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뿐, 건강하고 성숙한 양국 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항의 서한을 보내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도 한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 23일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22일 류진쑹(劉勁松) 아주사(司·국) 사장이 서울에서 최용준 한국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외교 협상을 거행하고, 중국의 핵심 우려에 대한 엄정한 입장을 밝히고 다른 사안에 대해 한국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중한 관계의 문제가 어디 있는지 심각하게 인식하고 엄숙하고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한한령과 환구시보의 혐한 보도는 한국과 미국의 틈을 벌리기는 커녕 반중(反中) 국가로 만드는 역효과만 불렀음을 중국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단 히로시마 G7 폐막으로 미·중을 위시해 외교의 시기에 접어든 만큼 한국도 보다 유연한 대중국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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