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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전 총리 "한일 정상, 원폭위령비 참배 때 메시지 주목해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76) 전 일본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지난 방한 당시 ‘가슴 아프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이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특별대담 이튿날인 지난 12일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나카타초(永田町)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다. 일본 제93대 총리(2009년 9월~2010년 5월)를 지낸 그는 퇴임 후인 지난 2015년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사과한 바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간 셔틀외교 재개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신시대를 열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 초청을 계기로 윤 대통령에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를 제안했다는 데 대해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참배하는 것은 귀중한 행위”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일본 도쿄 나카타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예 도쿄 특파원

Q : 기시다 총리가 특별대담에서 방한 당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발언은 자기 생각을 솔직히 말한 것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나.
A : 자민당을 뒷받침하는 보수적인 사람들로서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아슬아슬한 선’이었던 걸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위안부 합의 당시 가슴 아프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걸 답습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의 말로 표현한 것은 한걸음 전진한 것으로 본다. 한국의 상처받은 분들이 이 말로 치유되고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는 걱정은 남는다. 하지만 가슴 아프다는 그 마음속엔 사과하는 마음도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명확하게 사죄하는 마음을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은 든다.


Q : 앞으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에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성과를 기대해도 될까.
A :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아질 것을 각오하고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기시다 총리도 여기에 화답하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갖고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 일본에 양보했다는 비판을 강하게 받고 있는 윤 대통령 이후의 한국 정치가 어떻게 될지, 다시 (강제징용 배상) 문제 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가슴 아프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일본 측에서 해야 할 일은 기시다 총리가 사죄하는 마음을 표명하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분들은 돈을 원해서 소송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일본 도쿄 나카타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예 도쿄 특파원


Q : 기시다 총리는 이번 히로시마 G7 정상회담 계기로 윤 대통령에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를 직접 제안했다.
A :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인뿐만 아니라 일하고 있던 많은 한국인이 돌아가셨는데,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참배하는 것은 귀중한 행위다. 왜 많은 한국인이 (이곳에) 오게 됐는지, 징용돼 일본 기업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분들, 이분들에 대한 한마디가 두 분 중 한 분, 특히 일본 측에서 제대로 나올 수 있다면 두 분이 나란히 위령비 앞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배할 때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제대로 된 메시지를 발표해주길 바란다.


Q : 이번 셔틀외교 재개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궤도에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A : 역사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더는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하나하나 사과하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다면 양국 관계의 어려운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본다. 또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 상호 경제 발전이 어렵지 않나.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 미국과 중국이 더 협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셔틀 외교를 확산하길 바란다. 양국 정상이 아시아를 평화롭고 안정된 지역으로 어떻게 만들지 등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




Q :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열려 있다고 말하는데.
A : 북한과 일본의 국교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납치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그 전에 일·북 간에 평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또 일·한 관계 호전을 계기로 6자 회담 재개라든지 한반도 전체가 보다 평화로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도 둘로 갈라진 한반도가 통일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할 수 있는 입장을 내놔야 한다.



김현예(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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