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3대가 컨테이너 1대에…부산 경제 살린 XM3 '배송 마술'
이선희 르노코리아 완성차 물류 담당은 “차를 컨테이너에 넣으면 자동차 전용 선박을 이용한 운임료보다 10%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달부터 이런 방식으로 프랑스에 본격 수출했는데 지역을 영국‧이탈리아, 동유럽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XM3는 2020년 7월 칠레로 처음 수출된 이후 유럽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해 수출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전 세계를 누비는 XM3는 부산에서 전량 만들어진다.
자동차 전용선박 운임료 치솟자 아이디어
XM3는 지난 한 해만 9만8861대가 수출돼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유럽에서 주문이 밀려오는데 자동차 전용 선박 확보가 어렵고, 물류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부산 지역 협력업체로 구성된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가 최근 정부와 지자체에 수출 지원 호소문을 제출할 정도다.
이날 르노코리아는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부산 조립 공장을 공개했다. 1997년부터 가동된 공장은 1.5㎢ 면적에 직원 2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30만대다. 삼성자동차로 세워질 당시에는 지금보다 공장 규모를 두 배로 운영할 계획을 세워 아직 개발되지 않은 여유 부지도 곳곳에 보였다.
지난해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지분 34%를 확보한 르노코리아는 부산 공장에서 아시아 시장을 이끌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처음 방문하면서 “지리자동차와 합작 법인이 계획대로 잘 운영되면 향후 6년간 한국에 수억 유로를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을 중대형 차량 수출 중심지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10만대 부산서 생산된 수출 효자 XM3
실제 공장 내부에 더욱 들어가니 로봇팔이 용접과 품질 관리를 모두 진행하고 있었다. 카메라와 조명을 장착한 로봇팔은 엔진을 다각도로 촬영한 뒤 스스로 불량이 있는지 판단했다. 조립공장 이호식 팀장은 “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분석하게 해 불량률을 더욱 낮추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카메라 장착한 로봇팔이 엔진 품질 검사
다른 쪽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갈 배터리 조립 공장도 눈에 띄었다. 공장에는 화재 방지를 위해 방화벽과 스프링 클러가 설치돼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각각 들여온 배터리를 차량에 맞게 조립하는 과정이다. 유지원 수석은 “각국 배터리가 품질 차이는 거의 없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돌발 변수에 대비해 공급사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는 ‘고객 최우선’ ‘최고의 고객 만족 추구’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직원들이 단합대회를 열고 휴식을 즐겼던 모습이 담긴 기념 사진도 곳곳에 붙어 있다. 박해호 르노코리아 디렉터는 “자동차는 수출을 주도하는 국가 핵심 산업”이라며 “컨테이너 선적 문제가 효율적으로 해결돼 세계에서 밀려 들어오는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면 부산 공장을 르노의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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