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G7'보다 하루 먼저…中, 중앙亞 5국과 시안 정상회담
위쥔(于駿) 중국 외교부 유라시아국 부국장은 16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이틀 일정의 회담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을 위한 자국 입장을 밝히고, 경제무역·투자·상호연결 등을 포괄하는 여러 정치 문건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 부국장은 이번 회담에서 원탁회의와 공동 서명식, 기념식수, 환영 의식과 만찬, 문화행사 관람 등 20여개의 회의(다자 및 양자)와 부대 활동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중국의 홈그라운드 외교행사인 이번 ‘C5+1’회담은 중국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수교 31년 만에 개최하는 첫 다자회담이다.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주재하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 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참석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 정상은 중국 국빈방문도 동시에 진행한다.
이번 회담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10주년과 맞물린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고대 실크로드의 기점인 시안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가 정상회담이라는 동풍(東風)을 타고 천 년 동안 계속된 실크로드 옛 길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안 정상회담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협력의 ‘시즌 3’이기도 하다. 왕웨이정(王維正) 미국 아델피 대학 교수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 중국은 중앙아 5개국과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조직해 테러리즘이 신장(新疆)으로 확산하는 문제에 함께 대처했다”며 “시진핑 집권 이후에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거 투자하면서 지정학적 연계를 강화했고,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초래된 러시아의 공백을 이용해 중앙아시아 5개국이 중·러 두 대국 사이에서 독립적 위상을 강화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민주주의·해양세력 G7 vs 권위주의 대륙세력 맞서
중국이 100여년 전 고전 지정학 이론인 유라시아 ‘심장지대 이론’의 부활을 노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콩의 전략연구가 위안미창(袁彌昌)은 최근 홍콩 명보 칼럼에서 “유럽 동부를 차지하는 자가 심장지대(Heatland)를 얻고, 심장지대를 지배하는 자가 유라시아라는 세계섬(world island)을 지배하며, 세계섬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할포드 매킨더(1861~1947)의 명언을 인용했다. 영국과 미국 등 해양세력의 최대 위협은 과거에 모두 심장지대에서 시작해 주변지대(Rimland)를 차지한 대륙강국(과거에는 독일)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하면서다.
왕웨이정 교수는 “과거 지정학 연구는 모두 유라시아 대륙을 통제할 수 있는 자가 천하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중국은 여기에 착안한 듯 보인다”고 했다. 러시아를 대체해 유라시아 심장지대로 깊숙히 진출하는 중국을 유의하라는 지적이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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