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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위험군 152만 명…이장님 동원해 4년 뒤 20% 줄인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추정되는 국내 인구가 152만 명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독사란 주변 사람과 단절된 채 홀로 살던 사람이 극단 선택이나 병사 등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죽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웃과 고립된 위험군을 찾아내 2027년까지 고독사를 지금보다 2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인구 3%가 고독사 위험군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보건복지부가 18일 발표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의 주요 내용이다. 복지부 의뢰로 여론조사업체(한국리서치)는 지난해 11~12월 무작위로 추출한 1인 가구 9471명 가운데 ▶일주일간 사회적 교류 횟수 1회 이하 ▶하루 평균 식사 횟수 1회 ▶몸이 아플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없음과 같은 10개 질문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을 선별했다. 그 결과 대상자 21.3%인 2023명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이를 전국 1인 가구 수 717만 명에 적용하면 전국 고독사 위험군이 약 152만5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전체 인구 대비 3%, 1인 가구의 21.3%에 해당하는 수치다.

고독사 위험은 50대가 가장 컸고, 중·장년층이 노년층보다 위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 중 위험군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봤을 때 50대는 33.9%(37만3000명)였는데, 노년인 70대 이상(16.2%·21만 명)과 비교하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60대(30.2%·35만5000명)와 40대(25.8%·24만5000명)도 70대보다 높았다. 19~29세는 9.7%(13만8000명), 30대는 16.6%(20만4000명)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중·장년층이 건강 관리와 가사 노동에 익숙하지 않고,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있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장 힘든 점을 물었더니 1인 가구 중 중·장년층(40~60대)은 경제적 문제(39.1%)를, 청년층(19세~30대)은 정서불안(42.8%)을, 노인층(70대 이상)은 건강문제(30.4%)를 많이 꼽았다.


자료 보건복지부
복지부가 지난해 처음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건수는 2017년 2412건에서 2021년 3378건으로 40% 늘어났다. 최근 5년 동안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1만5066명이다. 남성(84.2%)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고, 50~60대가 절반 이상(58.6%)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복지부는 지난해 실태조사와 공청회 등을 거쳐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만들어 이날 발표했다. 이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정부의 첫 기본계획으로, 2021년 기준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6명꼴인 고독사를 4년 뒤인 2027년까지 0.85명으로 20% 줄이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상 속 고독사 위험군을 최대한 찾아내는 일부터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통·반장, 지역 부녀회·노인회와 같은 지역 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식당과 같은 지역밀착형 상점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인 신호를 인식해 기관 연계를 돕는 ‘자살예방 생명 지킴이’와 같은 인적 자원망을 ‘우리 마을 지킴이(가칭)’로 활용한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의 위험이 이웃에게 조기 발견될 것이란 구상이다. 또 누구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전 국민 위기 알림 신고시스템(가칭)’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간편 신고체계도 갖춰나가기로 했다. 다세대 주택, 고시원 밀집 지역 등 고독사 취약지역 발굴 조사도 한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연계해 고독사 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는 발굴 모형과 위험 정도를 판단할 체크리스트도 개발하기로 했다.

생애주기별 지원도 강화한다. 고독사 중 극단적 선택 비율이 높은 청년 특성(20대 56.6%, 30대 40.2%)을 반영해 청년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또 청년도전지원사업·일경험지원사업 등 취업 지원에도 나선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대해선 각각 맞춤형 생활지원 서비스 등이나 의료 ·건강관리 돌봄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독사 실태조사 주기를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현재 39개 시·군·구에서 추진 중인 고독사 예방·관리 시범사업은 2027년까지 229곳으로 확대한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혹시라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잠시 잊고 있던 가족·친구에게 연락하는 것도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정부는 이번 계획으로 한국 사회에서 고독사가 없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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