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자 망할 판, 무당 화난다"…'586 상징' 횟집 사장 분통 왜
함운경 "괴담 지나치다"
1980년대 운동권 인물로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59)씨는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여름철이 다가오는데 일본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는 시점이 되면 '바다에 있는 수산물을 못 먹겠다'고 할 것 아니냐"며 "물고기 파는 사람들은 직격탄"이라고 했다.
군산제일고를 졸업한 함씨는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 중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해 586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혔다. 군산시장·국회의원 선거 등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2016년 횟집을 열었다.
"국민 안심할 수 있게 정부 나서 달라"
함씨는 지난 17일 본인 페이스북에도 오염수 방류 관련 글을 올렸다. 그는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연구 내용을 인용해 "2020년에 (후쿠시마 원전 물탱크에 담긴) 120만t 처리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 양은 3g"이라며 "이 3g 처리가 안 돼 이 난리다"라고 했다. 함씨는 "그런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로 선동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화가 났다"며 "정부 당국에도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글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회 먹기 두렵다면 피해…무당·사기꾼 싫다"
함씨는 이어 "전복 1개를 먹어도 방사능이 후쿠시마 방류수보다 더 피폭되는데 전복 먹고 죽었다는 사람 있나"라며 "올여름은 민어회가 피크철이다. 생선회(를) 먹기 두렵다고 하면 우린 고스란히 피해만 본다. 무당과 사기꾼이 정말 싫다"고 했다.
오염수 안전, 찬반 엇갈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와 "안전하지 않다"는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려면 단·중장기적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객관적·보수적·체계적인 심층 분석이 선행돼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특히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엔 우라늄과 플루토늄 혼합 연료가 사용돼 극미량으로도 치명적인 독극성 핵종이 많은데도 저장 용기 내 핵종 분포 조사도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일부 시민단체는 "일본이 오는 7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려는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일본, 시찰단 파견 합의
한국 정부와 언론은 '(방사능) 오염수'라고 부르지만,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를 위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점을 들어 '알프스 처리수'라는 용어를 쓴다.
국내에선 정부가 일본 방류 계획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재차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한·일 양국은 지난 12일 국장급 회의를 열고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점검할 약 20명 규모 한국 전문가 시찰단을 나흘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김준희(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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