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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까방권

마블의 첫 중국계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개봉 후 흥미로운 리뷰들이 줄을 이었다. 주인공 샹치의 아버지 웬우 역을 맡은 중국 배우 양조위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들이다.  
 
39년 연기 인생 최초로 악역을 맡은 그가 여전히 아련한 눈빛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자 “샹치 보러 갔다가 양조위에 입덕” “마블이 양조위를 데려온 건 신의 한 수” “제일 생각나는 건 양조위 눈빛” 등의 리뷰가 SNS에 연이어 올라왔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피의 복수를 감행하는 로맨틱한 악당 캐릭터에 양조위 특유의 매력이 더해져 “양조위가 빌런이라면 빌런이 이길 때도 된 거 같다” “양조위는 세상을 부숴도 무죄” 등의 ‘까방권’ 리뷰까지 등장했다.
 
‘까방권’이란 까임 방지권의 줄임말이다. 평소 모범적인 행동을 보였거나 주목할 만한 큰 활약을 보여준 유명인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비난·악성댓글을 면제받을 권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박찬호·박세리·박지성·손흥민·김연아·김연경은 스포츠계 ‘6대 까방권 스타’로 꼽힌다. 모범생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유재석·K팝 전도사 방탄소년단(BTS) 등도 연예계 대표 까방권 스타들이다.
 
물론 ‘까방권’은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에 대한 팬들의 무한 애정과 지지의 표현일 뿐,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다면 당연히 비난을 면치 못한다. 평소 바른생활 사나이로 불렸던 가수 유노윤호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것에 팬들이 실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까방권’은 받는 것보다 지속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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