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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망원경

박종진

박종진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별빛을 파장 순으로 분석하면 가장 짧은 것이 감마선이고 그 다음이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의 순으로 늘어 놓을 수 있다. 지구의 대기층은 해로운 감마선이나 X선 등을 흡수하여 지상의 생명체를 보호한다.  
 
짧은 파장의 빛은 그렇게 대기에 의해서 걸러지므로 감마선이나 X선을 이용하는 천체망원경은 지구의 대기권 밖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망원경도 대기의 산란 현상 때문에 선명한 상을 얻기 힘들어서 아무래도 우주로 올려 보내는 편이 낫다. 단 긴 파장대를 쓰는 전파망원경은 지구 대기권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지상에 설치해도 무방하다.
 
대표적인 우주망원경은 말할 것도 없이 허블 우주망원경이다. 1990년에 발사했는데 원래 계획은 약 10년 정도 사용하고 다시 지구에 귀환시켜서 박물관에 전시하려고 했지만, 그 동안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한 덕에 3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을 잘 하고 있다. 영화 Gravity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고치러 우주에 올라가서 사고를 당한 우주인 얘기다.
 
여기서 라그랑주 포인트에 관한 설명이 필요하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우주 산업에서 라그랑주 포인트의 이용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일반적으로 우주 공간은 무중력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뜻은 지구 표면에 비해서 중력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지 중력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태양은 물론이고 근처의 행성이나 위성의 영향을 받는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는 서로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이 있다. 지구에서 태양을 향해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배쯤 가면 나오는 곳을 L1이라고 부른다. 만약 라그랑주 지점에 비켜나 있으면 중력이 조금이라도 세게 미치는 천체 쪽으로 끌려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연료를 써야 한다.  
 
라그랑주 포인트에서는 그런 불필요한 연료의 손실이 없기 때문에 우주의 휴게소라고 부른다. L1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되는 곳이어서 연료 낭비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2020년에 발사된 중국의 창어 5호가 여기에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주로 가시광선을 이용하지만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을 이용하므로 열에 아주 민감하다. L1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열에 민감한 우주망원경을 운용할 수 없다.  
 
반면 L2는 태양과 지구를 이은 일직선 상에서 태양의 정반대 쪽에 놓이게 되므로 태양빛이 지구에 의해 가려지게 되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L2까지 가는데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우주왕복선을 보내서 고장 수리나 부품 교체가 불가능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냥 버려야 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 의해 태양빛이 가려지는 L2에 위치한다.
 
그 밖에도 우주망원경의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낸 스피쳐를 기리는 스피쳐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있고, X선을 사용하는 찬드라 관측선, 자외선을 이용하는 GALEX, 감마선을 사용하는 INTEGRAL, 그리고 외계 행성 탐사를 주임무로 하는 TESS가 있다.  
 
우주에는 구름도 없고 더군다나 밤낮이 없어서 언제나 관측이 가능하지만, 우주망원경을 만들어 궤도에 올리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너무 먼 곳에 있으면 보수나 수리가 불가능하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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