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래 소설 성폭행 삽화 논란…학생회 "선정성 경고 도입"
코넬대 "학문의 자유 침해"
학생회 측은 결의안을 통해 강의계획서에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선정적 내용 등을 경고하도록 의결했지만, 학교 당국은 ‘학문 탐구와 연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며 결의안을 거부했다.
12일 뉴욕타임스는 코넬대 한인문학수업(Korean American Literature) 중 일부 여학생이 문학작품 속 삽화(graphic)를 문제 삼으며 최근 한 달여 동안 ‘트라우마 경고 도입’ 논쟁이 한창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달 전 이 수업에서는 한인 소설가 이창래씨의 작품 ‘항복자(The Surrendered)’를 다뤘다.
이 작품은 작가의 어머니가 겪은 6·25 전쟁의 아픔을 토대로 한국전으로 상처받은 삶을 조명한 작품. 2010년 출간 후 평론가들로부터 ‘메시지도 문장도 예리하고 정적이며 아름답다’는 극찬을 받으며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또 2011년 9월 이 작품은 데이튼 문학평화상(Dayton Literary Peace Prize) 소설부문 수상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업을 들은 일부 여학생은 작품 속 강간을 묘사하는 삽화에 충격을 호소했다. 이들은 해당 수업 후 일과에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생회 측은 강의 내용 중 성폭행, 자해, 성전환 혐오증, 증오범죄 등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학생에게 수강신청 전 경고문을 통해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다.
반면 코넬대의 마타 폴랙 총장은 “우리는 학문 탐구와 연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결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학교의 교육 목적과도 맞지 않는다”며 결의안 거부 이유를 밝혔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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