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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센터 증오범죄’ 타운 긴장

건물 기둥 반달리즘 낙서
40~50대 용의자 추적 중
경찰 ‘무관용 원칙’ 강조

10일 기자회견을 마친 LAPD 경관들이 남가주 이슬람센터(ICSC)를 나서고 있다. 벽에 무슬림에 대한 혐오 낙서가 적혀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10일 기자회견을 마친 LAPD 경관들이 남가주 이슬람센터(ICSC)를 나서고 있다. 벽에 무슬림에 대한 혐오 낙서가 적혀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 이슬람 사원 건물에 대한 반달리즘(공공기물 파손) 사건으로 타운 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원 측은 무슬림 커뮤니티를 향한 증오범죄를 규탄했고, LA경찰국(LAPD)은 용의자 사진을 공개하고 수사에 나섰다.
 
LAPD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9일 오전 0시 40분쯤 한인타운 4가와 버몬트 애비뉴 인근 남가주 이슬람센터(ICSC)에서 반달리즘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한 남성 용의자(사진)는 이슬람센터 현관 앞 기둥 3개에 영구마커(permanent marker)로 이슬람을 혐오하는 내용의 낙서를 남기고 도주했다.
 
LAPD는 용의자를 40~50대 남성으로 키 5피트 9인치, 몸무게 180파운드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사건 당시 검은색 비니 모자, 검은색 외투와 불명확한 디자인이 들어간 검은색 셔츠, 운동복 유형의 검은색 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현재 이슬람센터 측은 기둥에 적힌 반달리즘 낙서를 종이로 가려놓았다. LAPD는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센터 측은 이슬람 연중 일정 중 가장 신성한 라마단 기간(3월 23일~4월 20일)에 맞춰 반이슬람 낙서 사건이 벌어진 사실에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
 
10일 이슬람센터는 사건 현장에서 LAPD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증오범죄 규탄 및 무관용 원칙 적용을 강조했다. 이슬람센터 측은 무고한 무슬림들이 종교의식을 치르는 사원에서 증오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무슬림 공공업무위원회 살람 알마라야티 회장은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용의자가 체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국적으로 무슬림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무슬림 학생들이 왕따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LAPD 마이클 무어 국장은 용의자가 노숙자로서 사건이 발생한 이슬람센터 인근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무어 국장은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하는 LA에서 증오범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증오범죄를 당하거나 목격할 때 꼭 신고해 달라. 이번 사건 용의자를 잡기 위해 커뮤니티의 제보(213-382-9466, 213-382-9110)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람센터는 지난 2016년 10월에도 총기난사 테러 위협을 받았다. 당시 LAPD는 이슬람센터를 겨냥해 총기난사를 기도한 백인 남성 마크 루시언 페이긴을 체포했다. 당시 페이긴은 이슬람센터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신도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다. 경찰은 가택수색을 통해 수천 발의 탄약, 소총, 샷건, 권총 등 10여 정을 압수했다.
 
한편 LA한인타운은 종교와 인종, 성정체성 이슈에 민감한 지역이다. 이곳에는 윌셔가 유대교 회당(The Wilshire Boulevard Temple), 이슬람센터, 성당과 교회 등 100년 전후 역사를 자랑하는 종교시설이 밀집해 있다. 또한 찜질방 등 한인 운영 스파가 많은 관계로 성소수자 관련 이슈 충돌이 발생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LAPD는 한인타운에서 특정 종교에 반대하거나 인종차별 등 위협적인 내용이 담긴 반달리즘 사건이 발생하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윌셔가 유대교 회당 외벽에는 누군가 스프레이로 유대교인을 싫어한다는 인종차별 낙서를 남겨 LAPD가 증오범죄로 규정해 수사에 나섰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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