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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기온 1도 오르면 수증기량 7% 증가”

[FOCUS: 기후변화와 대기의 강]
수증기 밀도가 강우 세기 결정
지구 온난화로 증발량 늘어
올겨울 가주에 12차례 피해

지상 0.5~1마일에 띠 형성
해변·산맥 만나면 폭우 쏟아

카테고리 1~5로 단계 구분
최악 5는 ‘허리케인’급 피해

올겨울 12번의 ‘대기의 강’에 의한 폭우로 홍수 등 재난 피해가 컸지만 가뭄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됐다. 사진은 비구름으로 덮인 LA다운타운의 모습. 김상진 기자

올겨울 12번의 ‘대기의 강’에 의한 폭우로 홍수 등 재난 피해가 컸지만 가뭄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됐다. 사진은 비구름으로 덮인 LA다운타운의 모습. 김상진 기자

지난해 시작된 겨울 폭풍으로 남가주를 비롯한 가주에 많은 비가 내렸다. 수개월간 지속된 폭우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다. 지난주까지 12차례 이어졌다. 대기의 강은 새롭게 생긴 기상현상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생소했다. 최근 대기의 강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폭풍우가 많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왜 ‘강(River)’인가
 
대기의 강은 열대지방 부근의 공기가 뜨거워져 수분이 증발하면서 생긴다. 증발된 수증기는 마치 컨베이어벨트나 수로관 같은 좁고 긴 띠를 형성한다. 이때 띠는 지상 0.5~1마일 정도의 낮은 높이에 형성된다.  
 
열대지방에서 생성된 대기의 강은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한다. 수증기를 품은 깊고 큰 강물이 흐르는 형태다.  
 


북쪽으로 향하던 대기의 강은 해변이나 산맥 등을 만나면 기류가 상승하면서 많은 비를 뿌린다. 강우의 특징은, 좁고 긴 수로가 강처럼 지나가는 지역에는 극심한 폭우가 발생하는 반면 주변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 이번 겨울 가주에서 해안에 인접한 지역은 폭우가 내렸지만 내륙 지역인 리버사이드카운티는 상대적으로 비가 적었다.  
 
대기의 강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지역 강수량의 30~50%를 차지한다. 겨울철 강수량의 평균 17%는 대기의 강이 원인이다. 대기의 강에 의한 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과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대기의 강도 등급이 있나
 
대기의 강도 허리케인과 마찬가지로 자연재해의 주요 원인이 된다. 대기의 강은 풍속과 수증기의 양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한다. 카테고리1은 적절한 정도의 비를 내리고 풍속도 낮아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국지적인 호우가 없는 경우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남가주에는 반가운 현상이다.  
 
반면 카테고리가 5에 이르면 홍수 등의 재난 상황이 발생한다. 종종 허리케인급의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북가주, 11월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대기의 강이 카테고리5였다.  
 
▶지구온난화의 영향  
 
증발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으면 대기의 강 수분이 늘어나고, 적으면 줄어든다. 평균보다 많으면 폭우가, 평균보다 적으면 가뭄이 된다.
 
증발되는 수증기의 양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다. 지구온난화로 평균온도가 섭씨 1도 올라가면 대기의 강에 유입되는 수증기는 약 7% 늘어난다. 수증기 밀도가 높아지면 대규모 강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의 또다른 영향은 눈이 아닌 비로 오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눈은 산간지대에 쌓여 서서히 녹으면서 물이 부족한 계절에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겨울철 쌓인 시에라 산맥의 눈은 봄철까지 녹으면서 중가주 평야에 물을 제공한다.  
 
폭우는 다르다. 물의 저장할 수 있는 지형이 아니고 저수지 등 인공 저장시설이 없으면 홍수를 가져온다.
 
비가 자주 오지 않는 남가주 지역은 저장시설이 잘 구비돼 있지 않다. 결국 저장할 수 없는 물은 대부분 바다로 방류돼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후변화는 캘리포니아 대기의 강 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과학자들은 지진처럼 대기의 강도 엄청난 피해를 주는 ‘빅원’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대기의 강 빅원은 지진과는 달리 수일 전부터 예고가 가능하다.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가뭄 해소
 
지난해 서부 지역은 1200년 만에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대기의 강은 가뭄 사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5개월에 걸친 폭우로 지난 14일 기준 가주 전체의 36%만 가뭄 상황이다. 가뭄의 정도도 극심한 경우는 없고 대부분 경미하다. 현재까지 가주 전체의 약 8% 지역에서 중간 정도의 가뭄을 겪고 있다. 가뭄사태로 농경 포기가 속출했던 센트럴 밸리 지역도 물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지난 수개월 동안 캘리포니아는 대기의 강 폭풍우로 주목을 받았다. 가주 날씨가 전국적인 뉴스의 초점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대기의 강은 오랜 가뭄을 해소했지만 가주에서는 드문 홍수로 30명이 넘는 인명 피해와 수십억 달러의 재산 손실을 남겼다.  
 
 

“하늘에 흐르는 지구 최대의 강”

길이 1000마일·폭 250마일
단위당 유량 아마존강 능가
 
‘강(River)’은 물이 흐르는 길이다. 하늘에서 내린 비와 눈이 녹아 육지의 수로를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경로다. 강물이 지나가듯 대기의 강도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는 점이 같다. 다른 점은 지표면이 아닌 하늘에 흐른다는 것이다.

 
대기의 강 크기는 평균적으로 길이 1000마일, 폭 250마일 정도다. 폭이 큰 것은 400마일에 걸쳐 형성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강이다. 과학자들은 대기의 강 단위 면적당 유량(Discharge·일정한 단면적을 통과하는 물의 양을 시간에 대한 비율로 표시)이 지구상 최대 강인 아마존보다 많다고 한다. 지구 표면과 하늘을 구분하지 않을 경우 대기의 강은 지구 최대의 강인 셈이다. 이 같이 막대한 수증기를 가진 대기의 강이 바람을 타고 흐르다가 비를 뿌릴 경우 홍수사태가 야기된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대기의 강 영향은 더욱 커지고 극한 강우 현상도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물이 귀한 남가주에서 지진에 더해 홍수까지 걱정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김완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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