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주먹 날려라" 펠로시 전 美하원의장 여성들에 조언
WSJ 인터뷰서 "성공하려는 여성은 자신감과 동기 중요"
WSJ 인터뷰서 "성공하려는 여성은 자신감과 동기 중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여성 최초로 미국 연방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82) 하원의원이 정치나 일터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주먹을 날리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펠로시 의원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일터에서의 여성'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행사를 주최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WSJ의 첫 여성 편집장인 엠마 터커와 진행한 인터뷰 형식의 대담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먼저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그는 "의견의 차이는 아주 큰 강점으로, 여성이 더 많이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또한 여성들의 야망에는 확실한 준비와 함께 일이나 높은 지위를 추구하는 이유를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 왜 이 일을 맡으려 하는지. 왜 의회와 언론계, 연예계, 기업 세계에서 활동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면서 "왜 당신이 바로 그 시기에, 그 지위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펠로시 의원은 자신의 경우 미국 아동 5명 중 1명이 빈곤하게 살고 있다는 통계에 충격을 받아 정치인으로서 어린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 '경기장 안의 사람'을 언급하면서 "경기장 안은 거칠고 힘들다. 주먹을 얻어맞을 것에 대비해야 하며 아이들을 위해 주먹을 날릴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원은 부모가 직장에서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육료를 낮춰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들이 출근해서는 일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물론 우리는 항상 가족을 생각하지만 '아이의 보육환경이 미흡하다'는 생각에 전화가 올 때마다 신경 쓰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미국 의회의 역사를 새로 써온 장본인이다.
2003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주요 정당을 이끄는 최초의 여성이 됐고, 2007년에는 여성 최초 하원의장이 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 미국에서 여성 하원의장은 현재까지 펠로시 전 의장이 유일하다.
그는 2019∼2023년 초에도 하원의장을 지내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두차례 이상 맡은 몇 안 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펠로시 의원이 1987년 샌프란시스코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47세에 늦깎이로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 연방하원에는 여성의원이 23명이었다. 그가 두 번째로 하원의장에 당선된 2019년에는 여성의원이 100명을 넘어섰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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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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