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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찰 총체적 문제…성범죄 증거 보관 냉장고 고장나기도"

감사 결과 "런던 경찰 내부에 여성·동성애 혐오와 인종차별 만연"

"英 경찰 총체적 문제…성범죄 증거 보관 냉장고 고장나기도"
감사 결과 "런던 경찰 내부에 여성·동성애 혐오와 인종차별 만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런던 경찰에 제도적으로 인종차별, 여성·동성애 혐오가 만연해 있다는 외부 감사 결과가 공개되며 전면적 개혁 요구가 나오고 있다.
런던 경찰 감사를 이끈 루이 케이시 상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평가가 담긴 363쪽 분량 보고서를 발표하고 런던 경찰이 조직 차원에서 여성과 아동 보호에 실패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케이시 의원은 런던 경찰에 '보이 클럽' 문화가 널리 퍼져 있으며, 대대적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을 해체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감사는 런던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던 현직 경찰관 웨인 쿠전스가 2021년 30대 여성 세러 에버러드를 납치,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추진돼 1년여간 진행됐다.


올해 초엔 역시 현역 런던 경찰관이던 데이비드 캐릭이 10여년간 데이팅 앱 등에서 만난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과 불법감금 등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케이시 의원은 런던 경찰에 쿠전스와 캐릭 같은 경찰관이 더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 경찰은 아동 보호, 성범죄 등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전문성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일례로 성범죄 증거를 보관하는 냉장고가 꽉 차거나 망가지는 문제가 있으며, 급기야 작년 폭염 때는 냉장고가 고장 나 혈액샘플과 면봉 등 성폭력 피해자들의 증거가 손상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 경찰관은 이는 성폭행 사건의 수사 중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출신 경찰관은 감사에서 사물함을 열었다가 부츠 안에 돼지고기인 베이컨이 들어있는 걸 발견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아무에게도 말을 못 했다고 털어놨다.
흑인 동성애자 남성 경찰관은 사람들 앞에서 놀림을 받거나 제복이 없어지고 사물함이 부서지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
신입 경찰관을 괴롭히는 문화가 만연해서 여성 경찰관들은 토할 때까지 치즈 케이크 먹어야 했고 남성 경찰관은 샤워 중 성폭력을 겪기도 했는데, 이는 공공연한 농담거리였다.
지난해에는 경찰 두명이 학교에서 생리 중인 흑인 여학생의 옷을 벗겨 수색하는 일도 벌어졌다.
또 일부 경찰들이 단톡방에서 인종·성차별, 동성애 혐오 대화를 나눈 것이 문제가 되자 간부들은 메신저를 삭제하라는 권고를 내려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크 로우리 런던경찰청장은 이번 감사 결과에 관해 사과하면서도 '제도적'이란 표현은 정치적이고 모호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런던 경찰 200년 역사에서 매우 어두운 날이지만 감사 결과가 개인적, 직업적 경험과 일치하기에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칸 시장은 "조직 문제를 해결해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조직을 해체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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