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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인간에게 가장 힘든 말

요즈음 LA는 봄으로 물든 청록의 땅과 겨울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눈 덮인 산으로 마치 엽서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받은 이에게 오는 경탄이다.
 
불안도 있다. 선물 안에 이상 기후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폭염이 계속되고 극한 가뭄이 오더니 38년 만에 눈보라를 맞이했다. 우리가 아는 대로 근 100년간 지구 온도는 섭씨 1도 정도 올랐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 1만 년에 걸쳐 올라간 기온이 겨우 섭씨 4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처한 현실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는 진보해 왔다. 수많은 발견과 발명, 도전과 성취가 있었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않는 진보는, 안타깝지만, 우리의 마음에도 일어났다. 욕심은 항상 더 많은 욕심을 낳았다. 과학이 진화할수록 욕심은 더 빨리 진화했다. 많은 이들을 배불리 먹이도록 화학비료를 만든 혁명이 일어났지만, 더 많은 수확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마구 뿌려진 비료는 땅을 지나 강과 바다까지 오염시켰다.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던 바다도 우리의 욕심에는 멍이 들었다. 어찌 바다뿐이랴. 우리의 욕망으로 만물이 신음한다. 협약과 협정도 필요하지만, 욕망이 멈추지 않으면, 바다도 만물도 결국 무너질 것이다.  
 


그럼 욕심을 버리면 된다. 이 간단한 말이 인간에게는 가장 힘들고 먼 말이다. 욕심을 버리려고 또 다른 욕심을 부리는 것이 우리니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죄와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하나님은 죄를 버리고 욕심을 내려놓은 당신이라서 받아주시는 것이 아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로 오라고 하신다. 온 우주조차도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 있는 우리의 욕심을 진 채로 오라고 하신다. 우리의 죄와 욕심은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려는 것이요, 우리의 구원은 주님이 나를 대신하시는 것이다. 믿음조차도 하나님을 대신하려 한다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죄조차도 주님께 나아간다면 주님은 자신의 심장에 우리가 박아댄 셀 수 없는 못보다 우리에게 있는 가시 하나에 더 아파하실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깨닫게 해서 욕심을 버리게 하는 분이 아니다. 우리의 욕심이 되어 우리를 위해 죽으신 분이다. 아름다운 눈과 싱싱한 청록으로 덮인 남가주의 소망은 욕심을 버린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죄와 욕심을 위해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있다.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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