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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돈의 세계] 버핏 국채의 안전벨트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때 우리가 자동으로 쌓는 포지션은 미국 국채입니다.”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미국 국채는 매우 안전한 자산으로 꼽힌다. 게다가 유동성이 높아 현금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는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로 구성돼 있다.

미국 국채도 국채 나름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가 이를 확인해줬다. SVB는 들어온 예금을 대출하기보다는 미국 국채 등을 사들이는 데 썼다. 미국 은행 가운데 자산 중 장기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비율이 55%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만기가 10년 이상인 국채 등을 주로 매입한 데 있었다. 장기 채권은 단기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면서 사달이 났다. 자금 사정이 나빠진 기업 고객들은 SVB에 돈을 덜 맡겼고, 오히려 예금을 인출했다. 자산 중 장기 채권의 가치는 금리 상승에 따라 크게 감소했다. SVB가 채권 매각 손실을 공개하자 모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했다.

돈의 세계
그럼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금리 상승으로 평가 손실을 입었을까. 미 국채를 디폴트 자산으로 여겨 편입하는 만큼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 서두에 인용한 말은 버핏이 200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에게 보낸 편지에 나온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단기 국채를 사거나 환매계약을 합니다.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아무리 낮아도, 수익을 조금 더 높이려고 투자기준을 완화하거나 만기를 늘리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장기 미 국채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미 국채만 약 176억 달러 보유했다. 이는 자산 4953억 달러의 3.6%에 해당한다. “수익을 위해 기준을 완화하는 행위는 가끔 유효 기간이 지난 치즈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버핏이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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