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의 돈의 세계] 버핏 국채의 안전벨트

미국 국채도 국채 나름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가 이를 확인해줬다. SVB는 들어온 예금을 대출하기보다는 미국 국채 등을 사들이는 데 썼다. 미국 은행 가운데 자산 중 장기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비율이 55%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만기가 10년 이상인 국채 등을 주로 매입한 데 있었다. 장기 채권은 단기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면서 사달이 났다. 자금 사정이 나빠진 기업 고객들은 SVB에 돈을 덜 맡겼고, 오히려 예금을 인출했다. 자산 중 장기 채권의 가치는 금리 상승에 따라 크게 감소했다. SVB가 채권 매각 손실을 공개하자 모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장기 미 국채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미 국채만 약 176억 달러 보유했다. 이는 자산 4953억 달러의 3.6%에 해당한다. “수익을 위해 기준을 완화하는 행위는 가끔 유효 기간이 지난 치즈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버핏이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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