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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라

손헌수

손헌수

고건은 한국의 행정가다. 서울시장과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를 지냈다.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했다. 한국의 대통령까지 될 뻔했다. 그런 그의 경력 중에는 대학 총장도 있다. 명지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것이다. 그런 그의 아버지도 대학 총장을 지냈다. 고건씨의 아버지는 생전에 전북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한국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대학 총장을 지낸 부자지간이 이 둘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번은 고건씨의 아버지가 텔레비젼 인터뷰에 나온 적이 있다. 사회자가 이런 질문을 한다. “아드님을 훌륭하게 키우신 비결이 무엇인가요?” 고건씨 아버지의 대답이다. “나는 아들이 자기 방에 있을 때, 작은 소리지만, 아들이 들을 수 있도록 아들 칭찬을 해요. 특히 이웃이나 다른 친척들이 우리 집에 왔을 때, 작은 목소리로 아들 칭찬을 하는데요. 이때 나는 목소리를 작게는 내지만, 아들이 자기 방에서 내가 하는 아들 칭찬을 들을 수는 있게 일부러 소리를 조절해서 칭찬을 합니다. 그렇게 칭찬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면 아들은 어느새 내가 칭찬했던 그런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저 말을 듣고, 나도 딸아이를 키울 때 몇 번 써먹어 보았다. 자녀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고건씨 아버지의 자식 칭찬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자녀들을 칭찬할 때는 어떤 내용을 칭찬해야 할까? 많은 교육학자들이 입을 모은다. 학생들이나 자라나는 아동에게는 “똑똑하다는 칭찬보다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에 칭찬을 하라”는 것이다. 교육학자들이 말하는 최악의 멘트는 이런 것이다. “우리 애는 똑똑한데 노력을 안 해.”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노력했는데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 더욱 더 노력을 하지 않는단다.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하는 것이 좋다. 거기까지다. 그런데 가끔 어른들, 특히나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 중에서도 자신이 노력하는 모습에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하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이들은 남들보다 오래 일하는 것을 자랑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열심히 운동한다고 자랑을 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떤 만화가 떠오른다. 만화 속의 아이는 레고와 같은 블록쌓기 놀이를 아주 잘했다. 아이가 빠르고 정확하게 블록을 쌓는 것을 보고 어른들은 이 아이를 칭찬한다. “얘는 어른이 되면 훌륭한 건축가나 설계전문가가 될 거야.” 세월이 흘러 아이는 중년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블록쌓기 놀이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학교에 가지도 않고 사회생활도 하지 않고 평생 블록만 쌓고 있는 어른이 된 이 아이 옆에서, 노인이 된 부모가 탄식을 하고 있는 만화였다.    
 
어른이 되고, 일을 해서 남의 돈을 버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는 자기가 하는 일을 잘해야 한다. 일은 실패했지만 열심히 노력했다고 남이 알아주기를 바래서는 안 된다. 아동은 노력하는 모습에 칭찬을 받을 수 있다. 노력해야만 어른이 되어 자기 일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칭찬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기 일이 잘못되었을 때 변명을 할 구실을 찾거나, 동정을 받으려는 비겁한 사람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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